전직 테리우스, 현직 리환이 아빠. 2014 월드컵에는 MBC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할 안정환이 거침없는 솔직한 입담으로 ‘라디오스타’를 접수했다. 경기로 치자면 단연 이날의 MOM(Man Of the Match)이었다.
안정환은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아빠 브라질 가?’ 특집에 김성주, 송종국, 서형욱과 함께 출연했다. 상대적으로 방송 경험이 많지 않은 안정환은 토크쇼가 어색한 듯 짧은 자기소개로 과묵하게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안정환은 “안정환은 초반에 띄워줘야 말문을 연다”는 김성주의 조언에 따라. 김구라의 폭풍칭찬이 시작되자 슬슬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특히 안정환은 이날 방송으로 첫 경기 중계자가 결정될 것 같다는 ‘라스’ MC들의 발언에, 자세까지 고쳐 앉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안정환은 “정환이 형이 살이 많이 쪄서 둔하고 미련해보인다”는 송종국의 선제공격에 발끈, “송종국이 방송을 많이 하더니 변했다. 원래는 말이 없던 친구인데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변하냐”고 반격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또 이름을 부르는 송종국의 도발에는 “얘가 아직도 2002년 월드컵인줄 알아. 그러니까 선배들이 너를 싫어하는 거야”라고 독설로 응수했다.
그러면서 안정환은 단답형 인터뷰로 첫인상이 별로였다는 김성주의 폭로에 “아니 아픈 데가 없으니까 없다고 하지.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응수했다. 이어 안정환은 “기자들에게도 안정환은 인터뷰하기 힘든 사람이다. 일단 표정부터 반가워하질 않는다”는 서형욱의 폭로에 “아니 그럼 ‘아이 오셨어요?’라고 해야 하냐. 안 웃긴데 왜 웃어야 돼?”라고 반발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정작 해설자 입장이 되고나니 선수시절 태도를 후회한다고 밝힌 안정환. 그는 특히 바쁜 일정에도 구자철 선수를 만나러 마인츠까지 이동해야했던 방송비화를 공개, “성용은 사정이 있으니 인터뷰를 거절했겠구나 싶지만 구자철을 만나러 마인츠 간 게 싫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가야되는데 자기가 와야지. 아니면 중간지점에서는 만나던가”라고 발끈해 모두를 폭소케했다.
여기에 안정환은 ‘안정환에게 구자철이란?’이란 마지막 질문에 “XXX 없는 후배”라고 간단명료하게 정의해 ‘라스’ MC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안정환은 선수시절 아내 이혜원과 데이트를 하느라 훈련에 불참해 벌금을 물었던 일화, 가족을 욕하는 팬에 욱해 K리그 최대 벌금을 문 사연, 한국을 무시하는 이탈리아에서 첫해 연봉을 모두 쇼핑으로 탕진한 사연 등을 솔직하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꽃중년 반지의 제왕. 하지만 서구적인 외모와는 달리 잔정많고 솔직하고 구수한 안정환의 입담은 반전매력으로 작용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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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스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