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사임, 프로야구 수석코치 수난시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15 08: 02

그야말로 수석코치 수난시대가 도래했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가 지난 14일 전격 사임했다. 시즌 중 수석코치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보기드문 케이스였다. 시즌 중 사임이란 케이스는 한화가 거의 처음이지만, 한화 뿐만 아니라 상당수 팀들의 수석코치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수석코치들에게는 수난시대가 아닐 수 없다.
수석코치는 프로야구 팀 운영에 있어 감독 못지않은 중요성을 가진다. 감독과 코치 그리고 감독·코치진과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투수·타격·수비·주루·배터리처럼 전문성이 있는 보직은 아니지만 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어 더없이 중요한 역할로 보통 감독들의 최측근이 맡는다.

그러나 지난 겨울부터 수석코치들의 수난이 시작됐다.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입지가 좁아진 감독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오른팔과 같은 수석코치들이 팀을 나갔다. KIA·SK·롯데 등 한화를 제외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3개팀들의 수석코치들이 교체됐다.
선동렬 감독의 KIA는 이순철 수석코치가 재계약에 실패했고, 이만수 감독의 SK는 이광근 수석코치가 kt로 떠났다. 김시진 감독의 롯데도 권영호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이동한 뒤 구단과 의견이 맞지 않아 팀을 떠나야 했다. 김경문 감독의 NC만이 예외적였는데 박승호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 역시 수석코치 교체 소문이 나돌았던 팀이었지만 지난 겨울에는 별다른 소식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결국 터질 일이 터지고 말았다. 김응룡 감독 체제 첫 해였던 지난해 한화는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력 보강에 성공한 올해도 8위에 머무르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성한 수석코치가 성적에 대한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화는 남은 시즌 수석코치 없이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않고 코치들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김응룡 감독 스타일이기에 수석코치 공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의 적극적인 스킨십이 필요해졌다.
수석코치가 교체된 팀들의 공통점은 바로 감독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해라는 점이다. KIA·SK·한화 모두 감독들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이며 롯데도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성적을 필요로 한다. 수석코치 교체는 어떤 이유와 방식으로든 구단이 감독에 압력을 넣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수석코치들이 희생양이 되는 모양새다.
케이스는 조금 다르지만 LG도 김기태 전 감독을 보필한 조계현 수석코치가 고초를 겪었다. 김기태 전 감독의 자진 사퇴로 지휘봉을 넘겨받은 조 수석은 감독대행 대신 수석코치 직함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었다. 양상문 신임 감독의 선임과 함께 2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에게는 아주 기나긴 18일이었다. LG도 한화처럼 수석코치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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