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라스’ 월드컵 F4, 예능의 신 강림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5 08: 39

재담이라면 서러울 자들이 모이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MBC 브라질 월드컵 중계진인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서형욱이 ‘라디오스타’에서 ‘예능의 신’이 내린 것마냥 빵빵 터뜨렸다. 이들이 있어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조금 더 유쾌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서형욱은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월드컵 F4’라는 이름으로 출연했다. 마구잡이로 놀려대는 ‘라디오스타’가 싫어 출연하기 싫었다면서도 특유의 시원시원한 화법으로 호감을 산 안정환의 볼멘소리부터 마치 한 편의 코미디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 쉴 새 없이 웃음을 투하하는 ‘국민 캐스터’ 김성주, 정돈된 가운데 깐족거리며 재미를 선사하는 송종국, 침착하게 ‘핵직구’를 날리는 서형욱까지 이날의 조합은 웃음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요즘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인간미를 뽐내고 있는 안정환. ‘예능감’이 물오르며 ‘아빠 어디가’의 재미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이날 특유의 욱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배꼽 빠지게 했다. 후배 구자철, 기성용이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자신을 멀리까지 오게 했다며 뒤끝을 보이거나 깐족거리는 송종국의 폭로에 능청스럽게 받아치며 웃음을 선사했다.

안정환의 빵빵 터지는 입담을 이끈 것은 절친한 김성주와 송종국 덕분. 이미 ‘라디오스타’를 통해 하얗게 웃음을 불태웠던 김성주는 폭로와 스포츠 해설 뒷이야기 등을 쏟아내며 안정환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멍석깔이를 훌륭히 했다. 워낙 입담이 좋기로 소문난 그는 동생들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호응을 하는 세심한 배려로 이날의 즐거운 분위기를 책임졌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의외로 웃긴 예능감을 뽐냈던 송종국은 이날 작정한 듯 세 살 형 안정환을 물어뜯은 깐족거림으로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물론 안정환의 욱하는 입담에 자신이 더 당황할 일이 많았지만 한층 정돈된 말솜씨는 향후 월드컵 해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축구 팬들에게는 유명하지만 아무래도 세 사람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서형욱은 조근조근하면서도 강한 한방이 있는 재담을 보여줬다. ‘라디오스타’ MC들을 축구선수로 비유한 것은 무릎이 탁 칠만큼 기발했고, 중간중간에 툭툭 던지는 농담 역시 재치가 넘쳤다. 안정환과 송종국의 선수 시절을 폭로하며 선수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달라진 입장에 난감할 두 사람의 이야기에 힘을 보탰다.
이날 ‘라디오스타’는 MBC 스포츠 캐스터와 해설위원인 네 사람이 다음 달 열린 브라질 월드컵에서 활약할 예감을 하게 했다. 이미 함께 중계를 맞추기 전부터 ‘아빠 어디가’ 등을 통해 유대관계를 쌓아온 이들이 주고받는 대화 호흡은 즐거움이 넘쳤다. 마치 예능의 신이 내린 듯 ‘라디오스타’의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마구잡이로 웃음을 안기는 이들의 대화는 시청자들의 호감을 끌어올렸다.
사실 이들이 인정했듯 SBS는 축구 해설의 대가로 불리는 차범근 해설위원이 버티고 있는 상황. 차범근이 워낙 강력한 경쟁자이긴 해도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대화 호흡과 재치 있는 말솜씨는 ‘월드컵은 MBC’라는 이들의 목표가 터무니없게 느껴지지 않게 만들었다. 이미 이들은 '라디오스타'에서 강약조절이 뛰어난 입담 혹은 선수 시절의 풍부한 경험을 쏟아내는 '썰'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을 붙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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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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