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김새론은 프로, 송새벽은 미쳤다"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5.15 16: 07

배우 배두나가 영화 '도희야'(정주리 감독, 22일)를 통해 한국영화로 돌아온다. 한층 현실적이고 가까이에서 살아 숨쉬는 느낌이다. 전작인 워쇼스키의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떠올리면, 어떤 의미로는 무지 반갑다.
'도희야'는 외딴 바닷가 마을에 좌천돼 내려온 파출소장 영남(배두나)이 폭력에 홀로 노출된 14세 소녀 도희(김새론)를 만나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다 오히려 도희의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 때문에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원래 배우가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데, 이 영화는 객관적으로 보이고도 만족스러워서 놀랐어요. 물론 연기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감독님이 데뷔작이신데도 편집을 통해 시나리오 느낌을 잘 살려 만드셨더라고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출연 작품들 중 세 번째 칸 초청작임에도 이번이 유독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두나는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은 정말 순수한 의도로 내가 행복해지려고 힐링을 받으려고 한 거다"라며 "그렇기에 칸은 기대도 안 했고 더욱이 저예산으로 내가 캐스팅된 후 사무실에 팀이 짜여지고 본격적으로 발전한 부분도 없지 않다. 그렇기에 책임감도 어느 정도 있었던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나는 정말 개인적인 취향으로 시나리오가 좋아서 선택한 건데 칸에 간다니 정말 너무 자랑스러웠다. 스태프들이 고생도 많이 했다. 칸 발표된 날 뛰어다녔다"라며 당시의 기쁨을 표현했다.
'취향'을 언급한 그에게 본인이 선택하는 영화들이 대중과 어긋난다는 느낌이 있냐고 묻자 "사실 나는 '플란다스의 개'가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그 때 당시는 성공하지 못했으니까. 나는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점점 취향에 있어서도 다양해지는 대중을 보며 긍정적인 전망을 한다는 그다.
이 영화를 읽고 5분만에 선택했다는 그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이 영화를 선택해서인지, 언론시사 전에 되게 떨렸는데 안절부절 못 했다. 원래 잘 안 그런다. 너무 내 취향을 발휘해서 그런지"라며 "다른 영화들은 내가 선택을 받는 영화인 편이 많은데, 이번 같은 경우는 내가 선택한 영화라서 전체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라고도 전했다.
"대본을 외국에서 봤어요. '주피터 어센딩'을 찍고 있었고,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 대사를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했죠. 왜 워쇼스키 감독님들이 배우를 희한하게 변신시켜 놓으시잖아요. 하하.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하다 보니 이 작품이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이상하게 몰입이 되더라고요. 읽을 때부터 위로 받았고 여러모로 하고 싶은 장면이 많았어요. 바로 해보겠다고 했죠."
김새론과 송새벽의 호흡도 궁금했다. 셋의 앙상블은 영화에 시종일간 긴장을 불어넣는다. 김새론의 다른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그래서 솔직히 새론이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같이 해 보니 이 친구는 그냥 프로페셔널한 배우란 걸 느꼈다.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연기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어려도 10년이 됐으니까. 믿음직스럽고 호흡을 나눌 줄 알고 도사같다"라며 극찬했다.
송새벽은 이 작품을 통해 이전에 갖고 있던 그의 연기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다. 극 중 배두나와 짱짱한 대결을 펼치는데 부딪히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이라면 모조리 깨 대해서는 "내가 제일 먼저 캐스팅 됐었고, 하나하나 돼 가는 과정에서 쾌재를 불렀다. 이 사람들이랑 연기하면 내가 봐도 정말 살아숨쉬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송새벽은 팔딱팔딱 뛰는 날 것의 느낌이 있다. 동갑이고 친구라서 연기하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너 정말 미친 것 같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간담회에서 도희의 좌청룡 우백호가 되보자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희가 무슨 연기의 고수들이라 그런다는 건 아니고, 저는 기본적으로 도희 옆에 있고 싶었어요. 최대한 그 캐릭터가 온전하게 스크립터에 보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같이 찍었죠. 내 캐릭터에도 물론 섬세하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제는 그러면서도 영화를 전반적으로 살리는 것이 더 재미있지 캐릭터에 급급한 것이 별로 없어졌어요. 그래서 더 아빠 엄마 같은 느낌으로 했죠."
이번 작품은 배두나의 오랜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팬들이 '도희야'를 보고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오랜만에 한국영화를 하고 더불어 의미있는 작품으로 왔다고 좋아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드라마도 하고 싶어요.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요!"
N세대 모델 출신 연기자로 각광받은 후 어느 덧 15년차 연기자가 됐다. 그 동안 알게모르게 부침도 있었을 거고, 연기에 대한 생각도 점차 바뀌었을 거다. 분명한 것은 자신의 직업을 너무나 사랑하는 배우라는 사실이다. 
"예전엔 캐릭터를 보고, 또 많은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내 것이 얼마나 돋보이냐를 여우처럼 골랐다면, 이제는 캐릭터의 도움을 받는다기 보다는 힘든 캐릭터를 살려보자, 라는 도전정신도 갖고 있고요, 작품 전체를 보게 됐어요. 내가 원하는 거 말고 관객들이 바라는 것도 도전하고도 싶어요. 내가 갖고 있는 이상으로 나에게 과분한 행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배우인 게 자랑스러워요. 물론 한 작품 한 작품 필모는 운도 좋았고 제가 즐기기도 했지만, 특히 영화는 정말 열심히 까다롭게 골랐거든요. 아름답게 필모그래피를 가꿔오고자 노력 했어요. 배우는 최고의 직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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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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