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의 수준차는 존재한다. 최근 들어 격차는 더욱 커졌다. 데뷔 첫해부터 주축 선수로 자리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중고 신인이 대세를 이루는 추세도 이 때문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5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그만큼 프로와 아마의 실력차가 난다고 봐야 한다"며 "아마 무대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자리잡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프로와 아마의 수준차 뿐만 아니라 기존 선수 만큼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류중일 감독은 "기존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일시적인 부진으로 여기고 믿고 맡기는데 신인들은 다르다. 감독 입장에서는 팀 성적 때문에 오랫동안 기회를 주고 기다릴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2009년 삼성 2군 수비 코치로 활동했던 류중일 감독은 당시 대졸 신인이었던 배영섭(외야수)의 발전 가능성을 주목했다. 동국대 시절 '대학리그의 이치로'라는 찬사를 받았던 배영섭은 입단 직후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으며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1년 삼성 사령탑에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에게 꾸준한 출장 기회를 제공했고 배영섭은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하며 신인왕까지 품에 안으며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에 대해 "송구 능력은 다소 떨어져도 공격, 수비, 주루 모두 뛰어났다"며 "평소 오른손 1번 타자를 선호하는 편이라 감독이 되자마자 배영섭을 기용했고 결국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모든 선수들은 기회가 주어졌을때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류중일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100%의 컨디션으로 뛰는 경우는 드물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삼성 외야진의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 외야 한 자리를 놓고 정형식, 이영욱, 박해민, 김헌곤 등 4명의 선수들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형식이 배영섭의 입대 공백을 메울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타격 부진 속에 2군 강등의 아픔을 겪기도.
예비역 이영욱이 정형식의 부진을 틈타 1군 승격 기회를 얻었고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영욱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신고선수 출신 박해민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류중일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한화 3연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합류한 김헌곤이 14일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류중일 감독은 "기회가 왔을때 확실히 잡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카드를 꺼내야 한다"며 붙박이 중견수 탄생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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