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 한화, 임창용 깨고도 웃지 못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15 23: 12

한화가 '미스터 제로' 임창용에게 첫 자책점과 블론세이브를 안겼다. 임창용이라는 거목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목전에 뒀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한화는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12회초 3-2로 리드하는 점수를 내며 역전극을 연출하는가 싶었지만 12회말 마지막 고비에서 동점을 허용했다. 임창용을 무너뜨리고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한화는 8회까지 삼성에 1-2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삼성 선발 배영수가 6이닝 1실점으로 막은 뒤 7~8회에는 차우찬과 안지만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합작했다. 9회 삼성 마운드에는 '미스터 제로' 임창용이 올라왔다. 이날 전까지 올해 9경기 2승9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 9⅓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이었다.

하지만 한화의 저력은 죽지 않았다. 1사 후 펠릭스 피에의 우전 안타, 최진행의 볼넷, 고동진의 2루 내야안타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김회성이 1루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신인 박준혁 타석에서 폭투가 나온 사이 3루 주자 피에가 잽싸게 홈으로 파고들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임창용의 복귀 첫 블론세이브.
계속된 찬스에서 박준혁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승부를 연장으로 가져가는데 성공한 한화는 12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김태완의 2루수 키를 넘어가는 우전 안타와 강경학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3루. 김태균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직선타로 연결돼 아쉬움을 삼켰지만 한화에는 해결사 피에가 있었다.
삼성은 피에 타석이 되자 우완 김희걸을 내리고 좌완 권혁 투입했다. 하지만 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권혁의 3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에 빠지는 깨끗한 적시타를 터뜨렸다. 3루 주자 김태완이 홈을 밟으며 이날 경기 리드점을 냈다. 12회말 마지막 이닝만 막아내면 승리였다.
그러나 1점을 지키기가 너무 어려웠다. 전조는 12회초에 있었다. 1사 1·2루 송광민의 유격수 땅볼 때 1루 주자 강경학이 2루로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베이스에 부딪쳐 발목을 접질렀다. 2루수 강경학이 빠지는 바람에 한화는 2루수 자리에 3루수 김회성, 3루수 자리에 1루수 김태균을 넣는 고육책을 썼다. 김회성은 데뷔 첫 2루수 출장이었고, 김태균은 2004년 7월31일 대전 현대전 이후 9년9개월13일로 무려 3575일만의 3루수 출장이었다.
동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결국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12회말 2사 1루에서 백상원이 2루수 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2루수 김회성이 타구를 쫓아가 역동작으로 2루 토스했지만 1루 주자 박석민보다 늦었다. 2루가 주 포지션이 아닌 김회성에게는 쉽지 않은 타구였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찬스에서 결국 김상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최영환이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실점없이 막고 패배를 하지 않는 데 만족했다.
한화는 아쉬움을 삼켰지만 삼성은 특유의 뒷심으로 7회 리드시 연승 기록을 유지했다. 삼성은 지난 2012년 5월24일 대구 롯데전부터 7회 리드시 136연승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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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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