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 사고 후 기억을 잃은 김명민이 완전히 달라졌다.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냉혈한 김명민이 억울한 김윤서 변호를 자처하며 참된 변호인으로의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관천선' 6회에는 재벌 2세 박동현(이정헌 분)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정혜령(김윤서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혜령은 앞서 자신을 강간한 동현과 소송을 벌인바 있기에, 언론과 검찰에서는 그가 우발적으로 동현을 살해했다고 추측했다.
실상은 달랐다. 혜령은 박동현을 죽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혜령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줄 알리바이가 없었다. 여기에 혜령이 박동현의 집을 방문한 CCTV와 박동현의 손톱 밑에 발견된 혜령의 DNA 등은 혜령을 유력한 용의자로 몰기에 충분했다.

이에 담당검사는 혜령에게 “협조하면 상해치사로 기소하겠다”며 형량거래를 조건으로 자백을 요구했다. 혜령은 흔들렸다. 자신은 박동현을 죽이지 않았지만, 변호사조차 믿어주지 않는데 계속 아니라고 우기다가 평생 감옥에서 썩을까봐 두려워졌다. 이에 혜령은 자신이 박동현을 죽였다고 거짓 자백했지만, 담당검사는 약속된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를 진행했다.
혜령은 결국 자포자기했다. 자신을 믿지 않았던 변호사를 해고하고, 국선변호인의 도움마저 거절하며 자신의 처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때 거짓말처럼 등장한 김석주(김명민 분). 과거 재판에서 자신을 인격살인했던 석주의 등장에 혜령은 분노했지만, 석주는 외로운 혜령에게 손을 내밀며 희망을 선물했다.
사실 이날 석주는 혜령의 사건 추이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유능한 변호사를 구했으리라 수수방관했다. 그는 이지윤(박민영 분)에게 “상식적으로 재벌 아들이 죽었어. 어느 재벌이 그걸 상해치사로 처리할 것 같아. 만약 그렇다면 그 검사는 재벌한테 찍혀서 출세라인을 포기해야하는데 앞뒤가 안 맞아”라며 혜령의 누명에 배후가 있음을 암시하면서도 굳이 발벗고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석주도 인권변호사 아버지에게 감화된 것일까, CCTV를 통해 석연치 않은 단서를 포착한 석주는 혜령을 움직이며 정의실현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별 다른 이슈없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게 목적인 재벌가는 CCTV에 찍힌 유력한 살해용의자, 박동현의 아이를 임신한 술집여성의 남자친구를 해외로 빼돌리며 석주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극 중 김명민은 단 2회 만에 기억을 잃고 180도 달라진 김석주를 연기하고 있다.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엘리트 변호사 김석주에서 순진무구한 무명씨로의 변신은 그가 왜 명민좌인지를 확인시켜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후 김명민은 기억을 잃은 자의 불안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 과거 행적에 대한 자괴감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김윤서 변호를 시작으로 김명민은 개과천선한 참된 변호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 과연 김명민이 연기하는 정의로운 김석주는 어떤 얼굴일지 앞으로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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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