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두산 감독은 “타격은 주기가 있다. 떨어질 때도 있을 것”이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그러나 두산의 방망이는 식을 줄을 모른다. 5월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런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두산(21승16패)은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치고 올라가고 있다. 다소 멀게 느껴졌던 선두권과의 격차도 어느덧 1.5경기로 줄어들었다. 16일부터 잠실에서 2위 NC와 3연전을 갖는 만큼 선두권 싸움을 벌일 수 있는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NC와 3연전 이후 휴식일 일정이 있어 총력전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송일수 감독도 15일 경기 후 “선두권 싸움에서 전력을 다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선발 투수들이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역시 타선의 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상승세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타선은 총 96점을 뽑아내는 가공할 만한 힘을 선보였다. 경기당 10점 가까이를 뽑아낸 셈이다. 실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도 5차례나 됐다.

한두 선수의 힘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기록이다.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쳐야 하는데 실제 두산 타선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5월 13경기에서 팀 타율이 3할2푼7리로 단연 리그 1위다. 리그 평균(.285)에 비해 훨씬 높다. 3할을 치는 선수는 높은 평가를 받는 야구에서 팀 전체가 꽤 오랜 기간 3할 이상을 때려내고 있는 셈이다. 상·하위타선을 가리지 않는 고른 타격감이 원동력이다.
5번에 위치하는 홍성흔은 5월 타율이 4할5푼5리에 이른다. 5월 13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쓸어담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리드오프 민병헌도 종횡무진이다. 5월 타율이 4할3푼1리고 홈런도 세 개를 때려냈다. 완전히 살아난 3번 김현수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10경기 연속 안타 등 타율 3할7푼7리에 3홈런을 기록했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0타점을 수확했다. 4번 타자 호르헤 칸투는 3할에 못 미치지만(.286) 4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의 몫을 하고 있다.
나머지 타자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주로 2번에 위치하는 오재원은 타율 3할8푼1리의 고공비행이다. 13경기 연속 안타로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다. 민병헌 오재원으로 이뤄진 테이블세터는 최고의 밥상 도우미라고 할 만하다.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인 6번 양의지는 3할3푼3리, 7번 이원석은 3할6리, 8번 김재호는 3할2푼5리다. 다소 부진했던 9번 정수빈도 최근 꾸준히 안타를 때려내며 슬럼프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타격감이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집중력이 있는 모습은 ‘지속성’에 대한 기대를 걸게 한다. 주장 홍성흔은 “요즘 우리 타자들이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집중력 있는 승부를 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이 선발진이 강한 NC를 상대로 이런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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