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의 분전도 침체된 타선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특히 하위타선의 빈타는 심각한 지경이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5일까지 시즌 최다 연패인 6연패의 늪에 빠진 SK는 최근 공수에서 총체적 난국을 드러내고 있다. 마운드, 타선, 수비라는 가장 중요한 3박자가 모두 붕괴됐다.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불펜의 문제가 도드라지고 있다. 이런 마운드를 지원사격해야 할 타격과 수비도 모두 말썽이다. 특히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고 여긴 타선의 침묵은 뼈아프다. SK는 6연패 기간 중 17점밖에 내지 못했다.
5월 들어 전반적인 타격감이 바닥인 상황이다. SK의 5월 팀 타율은 2할4푼2리다. 리그 평균(.285)에 4푼 이상이 빠지는 최하위 성적이다. 출루율(.296)은 리그 유일의 2할대고 10경기에서 무려 84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나마 잡은 기회도 9개의 병살타가 날렸다. 제대로 된 공격이 될 리가 만무하다.

이런 와중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은 있다. 리드오프 김강민은 5월 타율이 3할8푼9리다. 맹활약이다. 리그 수위타자인 이재원 또한 4할2푼9리로 안정적인 타격감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1군에 복귀한 스캇 또한 복귀 후 3경기에서 4개의 안타를 만들어내며 순조로운 시동을 걸었다. 주로 2번에 위치하는 조동화(.270), 하위타선의 핵심인 김성현(.316)도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성적은 처참할 정도다.
중심타선에 위치하는 최정은 5월 타율이 1할7푼6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하나도 없다. 역시 핵심 타자인 박정권은 1할2푼1리에 머물고 있다. 10경기에서 2타점이다. 나주환은 2할4푼2리, 신현철은 1할5푼8리, 정상호는 9푼5리, 그리고 15일 2군으로 내려간 한동민은 1할5리였다. 이렇게 안 맞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보니 하위타선이 ‘쉬어가는 흐름’으로 변모하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질긴 면모를 보여줬던 하위타선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SK의 5월 5번 타순 타율은 1할3푼5리, 6번과 7번은 1할8푼4리, 8번은 1할1푼4리다. 모두 리그 최하위 성적이다. 그나마 김성현이 버틴 9번이 2할5푼8리로 리그 3위를 기록 중이지만 최근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 속에 김성현의 타순이 5번까지 올라가다보니 이 자리에도 문제가 생겼다.
어느 정도 예견된 문제이기는 하다. SK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그리고 4월까지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선수들의 주기 자체가 가장 높게 올라와있던 시기였다. 때문에 “전체 선수들이 같이 떨어질 수도 있다”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는데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예상보다는 부진의 골이 훨씬 더 깊다. 한 번의 계기가 필요해 보이는 가운데 SK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한화와 16일부터 3연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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