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인기그룹으로 거듭난 엑소가 이번 크리스 사태로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고 인기 그룹이 맞닥뜨린 첫번째 큰 노이즈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논란의 싹'을 일찍이 해결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송 내용 및 그동안의 행적 등을 미뤄볼 때 크리스는 한국에서의 연예 활동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홀로 엑소 일정에서 이탈한 바있고, 평소 인터뷰에서도 국내 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보면 '터질 게 터졌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

엑소가 현재 큰 인기를 모으고 있긴 하지만, 이제 겨우 데뷔3년차의 신예에 가깝다는 점에서 멤버 변동 부작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팬덤 외 일반 대중에게 크리스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팬들 사이에서도 그의 이탈 등 '이상한' 행적이 목격돼온 만큼, 국내 팬덤에도 그리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SM이나 엑소, 팬덤이 소송까지 예상하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몇몇 일정에서 빠지는 건 아이돌 그룹에 있어 드물지 않은 케이스인데다 이같은 '적응의 어려움'이 곧바로 소송으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 친했던 멤버들 조차 소송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단 사안이 알려진 후에는 멤버들이 엑소의 '변함 없음'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잘 정리하고 있는 상황. 그동안 이같은 소송이 벌어지면 그외 멤버들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걸 꺼려해왔지만 엑소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크리스를 비판하고 엑소의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양새다. 그동안은 소속사에 모든 걸 맡기고 논란의 중심에는 괜히 멤버들이 직접 나서진 않겠다는 태도였지만, 엑소 멤버들은 오히려 직접 나서서 크리스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팬들의 혼란을 줄이려하는 것.
지난 15일 엑소를 대표해 엠넷 '엠카운트다운' 1위 트로피를 받은 멤버 수호는 "우리 구호가 '위 아 원(We are one)'인데 자신만이 아닌 함께 하는 우리를 생각하는 엑소, 엑소 팬을 생각하는 엑소가 되겠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밝힌 심경치고는 비교적 직접적이다.
기자를 만나서는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대기실에서 만난 OSEN 기자에게 그는 "멤버들과 다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크리스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모두가 당황스럽고 착잡해 하고 있다. (크리스의 행동은) 엑소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우리 멤버와 회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금 크리스가 해야할 일은 소송을 취하하고 회사와 멤버들에게 사과하는 일이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다른 멤버들도 SNS를 통해 '권선징악' 등의 글을 올리며 뜻을 함께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요계는 엑소가 큰 타격을 받진 않을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데뷔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는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는 입장. 이번 크리스 사태에도 앞서 소송으로 그룹을 탈퇴한 후 중국에서 승승장구 중인 한경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크리스까지 '한국 그룹으로 인기를 얻고, 홀로 중국에서 활동한다'는 공식이 성립하면, 이후 외국인 멤버들과의 합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 문화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국적의 가수들을 현지에 데뷔시킬 그림을 짜고 있는 국내 연예기획사들은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중. 한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특히 중국은 그룹에서 빠져나와 홀로 활동해도 이미 시장이 너무 넓어 큰 문제가 없는데다, 정서도 자국민에게 유리해서 소송으로 번지면 불리하다. 연락을 끊으면 접촉을 시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후 등장할 다른 그룹들도 해당될 수 있는 문제인만큼 업계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대표는 "SM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다양한 첫 시도를 하다보니 시행착오도 겪는 것 같다. 중국 시장과의 결합은 초기 단계인만큼, 이번 일이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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