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 감독의 승부수, 나진 소드 사실상 새 출발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5.16 17: 00

단면적으로 보면 무리수로 볼 수도 있다. 롤드컵 출전을 위해 필요한 서킷 포인트를 120점, 최대 135점을 포기해야 한다. 120점 이상은 롤챔스 4강권의 성적을 거둬야만 가질 수 있는 점수임을 고려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드의 전면 개편을 선언했던 박정석 감독의 나진 소드가 사실상 새로운 출발을 선택했다. 나진 e엠파이어 프로게임단은 15일 서울 용산 프로게임단 연습실에서 지난 4월부터 시작한 팀 전면 개편의 결과를 공개했다. 새로운 코칭스태프로 '모쿠자' 김대웅(28)과 '쏭' 김상수(25)의 합류를 밝혔고, 선수진은 '카인' 장누리를 제외한 전면적인 교체로 소드는 사실상 새로운 팀이 됐다.
"프로라면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눈 앞에 성적에 얽매이기는 보다는 정말 새로운 목표를 함께 달릴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었다. 팀의 미래를 판단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렸다"고 박정석 감독은 이번 소드의 전면 개편에 대한 배경을 힘주어 설명했다. 이른바 박정석의 승부수 였다.

이번 바뀌어진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박정석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 동안 플레잉코치로 활동했던 '쏭' 김상수와 육성군을 맡았던 '모쿠자' 김대웅이 소드를 책임지는 코치가 됐고, '카인' 장누리를 제외하면 전부 선수가 바뀌었다.
 
KT 불리츠에서 뛰던 '레오파드' 이호성(20)이 이적을 통해 나진 소드의 상단을 맡게됐고, 아마추어 고수 '호지니' 이호진(22)이 정글러로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게됐다. IM #2팀의 중단 공격수 '쿠로' 이서행(22)은 소드의 중앙을 책임지게 됐다. 하단 듀오는 원거리딜러로 제닉스에서 활동했던 '뀨' 오규민이 새롭게 가세했다.
가장 파격적인 기용은 프로 경험이 없는 이호진의 기용. 최강의 중단 라이너로 각광받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18)의 나이나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나이로 스물세살인 늦깎이 게이머를 신출내기 프로게이머로 기용한다는 것은 분명 큰 모험이다.
박 감독은 이호진에 대해 "프로경험이 없지만 재능적인 면이 있다. 경기에 대한 이해도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글러라는 포지션을 감안할 때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쾌활하기 때문에 동료간의 유대감이 강해서 더욱 기대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의 대한 생각도 숨김없이 전했다. 프로팀인 고려해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맞지만 아쉬운 점을 밝히면서 그들의 미래에 대해 염려하기도. 박 감독은 1시즌 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던 '헬리오스' 신동진을 언급하면서 "(신)동진이에 대해서는 미안한 점이 많다. 현재 해외팀에서 들어온 오퍼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선수생활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 해외 팀 뿐만 아니라 국내 팀도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박정석 감독은 이번 승부수에 대해 길게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첫 대회는 먼저 1차 온라인 예선부터 해야 한다. 다가오는 롤챔스 서머시즌 목표는 본선 16강이다. 팀이 빨리 궤도에 올라간다면 내년 롤드컵에 해당하는 첫 번째 대회서 8강 정도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며 "포인트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서 내린 결심이다. 팬 여러분들께 죄송하지만 정말 길게 보고서 즐겁고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 내린 개편이다.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정석 감독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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