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윤희상, 타구 두 개에 꼬인 시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16 22: 09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없다. 윤희상(29, SK)이 또 타구에 맞으며 부상을 당했다. 불운이라는 단어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침울한 상황이다. 자칫 잘못하면 전반기가 꼬일 수도 있는 불운이다.
윤희상은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타구에 맞아 조기 강판되는 아픔을 겪었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만루 상황이었다. 송광민에게 던진 2구는 방망이에 맞고 빠르게 윤희상에게 돌아왔다. 미처 피할 겨를이 없는 투구 강습 타구였다. 윤희상이 엉겁결에 피했으나 결국 타구는 오른손에 맞았다.
극심한 고통이 있는 상황에서도 윤희상은 타구를 다시 잡아 침착하게 1루에 송구했다. 윤희상의 투혼에 한화의 득점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차라리 몸에 맞지 않고 득점을 주는 것이 나을 뻔 했다. 윤희상은 오른손에 고통을 호소했고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아이싱 후 곧바로 충남대학교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는데 오른손 새끼 손가락 중수골 골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선수 자신은 물론 팀의 모든 관계자들이 허탈해 한 부상이었다.

윤희상은 서울로 올라와 정형전문의에게 다시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골절 판정을 받은 터라 당분간은 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그것도 던지는 손인 오른손 부상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최근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SK로서는 답답한 소식이다.
한 번 불운이라면 모를까, 두 번째 불운이라는 점도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윤희상은 지난 4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선두타자 김문호의 타구에 급소 부위를 맞고 마운드에 쓰러졌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을 면했지만 열흘 간 엔트리에서 빠지며 컨디션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지난 7일 문학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기대를 높였으나 두 번째 경기였던 이날 경기에서 또 타구에 맞았다.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었다.
올 시즌 초반 구위가 썩 좋지 않아 고민했던 윤희상이었다. 여기에 한 번의 부상으로 템포가 끊겼다. 지난 경기에서 직구의 힘이 붙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귓전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할 위기다. “타구에 한 번 맞았으니 앞으로는 맞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애써 미소짓던 윤희상이었지만 또 한 번의 불운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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