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 선수의 정신까지 쥐어 짜내는 오존의 탈수기 운영이 진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탈수기 운영의 대명사 삼성 오존이 '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 3위를 차지했다.
삼성 오존은 16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핫식스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 CJ 블레이즈와 3-4위전서 풀세트 접전 끝에 기분 좋은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 오존은 이번 롤챔스 3위 입상과 함께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4 출전을 위한 서킷포인트 150점을 추가하면서 결승 실패의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냈다.

출발은 CJ 블레이즈가 좋았다. 단단한 후반 운영의 달인팀들의 대결답게 끊임없이 치고 받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전혀 예측불허 였던 1세트는 트위치로 맹활약한 김진현에 힘입어 블레이즈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팽팽한 균형이 무너진듯 했지만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삼성 오존의 저력이 경기 흐름을 바뀌었다. 소위 말하는 탈수기 운영이 2세트부터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존은 문도박사-야스오 조합의 힘으로 블레이즈의 맥을 계속 끊었다. 여기다가 '임프' 구승빈의 코그모가 측면에서 강력한 화력지원을 쏟아부으면서 승부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세를 탄 오존은 3세트에서도 문도박사-야스오 조합이 블레이즈의 공격을 거침없이 받아내고 앞서 2세트서 활약했던 구승빈이 트위치로 호응하면서 손쉽게 블레이즈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그러나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드레이븐'을 잡은 '엠퍼러' 김진현의 파이팅 넘치는 경기력이 꺼져가던 블레이즈의 기세에 다시 불을 붙였다. 흔히 도박에 비유될 정도의 챔피언이었지만 드레이븐 절박한 상황의 블레이즈에게는 그야말로 희망의 등불이 됐다.
김진현은 보이는 족족 오존의 챔피언을 쓰러뜨리면서 무려 15킬을 기록하는 대활약를 펼치면서 승부를 블라인드 모드로 진행하는 5세트까지 이어지게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탈수기 운영의 오존의 손을 들어줬다. 오존의 탈수기 운영에 블레이즈의 불씨는 다시 힘없이 꺼지고 말았다. 블레이즈가 초반 2킬을 올리면서 기세를 탔지만 야금야금 밀고 들어오는 오존의 압박은 연달아 킬을 올리면서 7-2로 킬 스코어를 뒤집으며 분위기를 오존 쪽으로 끌고 왔다.
블레이즈가 힘을 쥐어 짜내 반격에 나섰지만 오존은 미스 포츈으로 힘을 낸 구승빈이 공세의 가속도를 높이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무리는 '폰' 허원석이 야스오가 경기를 매조지했다. 허원석은 야스오의 검으로 쿼드라킬을 기록, 블레이즈의 최후의 방어를 무너뜨리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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