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주전 마무리투수는 최근 3년 동안 주인이 4번이나 바뀌었다. 2012년 김사율이 역대 구단 최다세이브인 34세이브로 뒷문을 굳게 지켰고, 2013년에는 정대현으로 시작해서 김성배로 끝났다. 그리고 올 시즌은 김성배로 시작, 지금은 김승회가 롯데 뒷문을 지키고 있다.
김성배가 시즌 초반 블론세이브를 범하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리자 롯데 코칭스태프는 빠른 조치로 김승회를 마무리로 돌렸다. 한 달만에 주전마무리를 바꾸는 강수를 뒀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김승회는 현재 19경기에 출전, 20⅔이닝을 소화하며 5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김승회는 아직 블론세이브가 없다. 세이브 5번을 모두 성공시키면서 롯데 뒷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WHIP 1.16, 피안타율 2할6푼 등 세부성적도 나쁘지 않다. 현재 세이브 5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블론세이브가 없는 선수다.

김승회는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마무리투수로 뛰고 있다. "어느 자리에서든 20개를 채우는 게 목표다. 중간계투면 20홀드, 마무리면 20세이브"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김승회는 자신이 밝힌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 역시 "우리 팀 마무리투수는 김승회"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상황.
김승회는 현재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마무리투수에게 필요한 능력을 쌓고 있다. 16일 사직 넥센전은 김승회에게도 좋은 수업이 됐다. 4-3, 한 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는 이택근과 박병호를 내보내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블론세이브가 나올 상황, 여기서 김승회는 강정호와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커브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2사 3루로 상황을 바꿨다. 이후 김민성을 초구에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으나 이성열을 3구삼진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주자 3명을 내보냈지만 어쨌든 결과는 1이닝 무실점, 시즌 5세이브 째를 수확한 김승회다.
마무리투수가 1이닝을 가장 잘 막는 건 두말할 필요 없이 3자범퇴다. 그렇지만 경기는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법, 주자가 나갈 수도 있고 야수들의 실책이 나올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리드를 지켜내는 것, 김승회는 어찌되었든 팀의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김승회는 첫 터프세이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1점차 세이브가 시즌 처음인데 박병호를 비롯한 좋은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하는 상황이었고 이택근 선수를 못잡아서 오늘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병살로 잡으면서 터프 세이브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용덕한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승회는 "용덕한 선수와 상의하면서 의견을 따랐다. 마지막 결정구는 높은 볼인데 나도 생각지 못한 리드였다. 오늘 몸 풀 때는 컨디션이 좋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깔끔하지 못했는데 용덕한이 여러 가지로 도와줬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새로운 마무리투수의 탄생에는 시행착오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여러 경험이 쌓이면서 한 명의 마무리투수가 탄생하는 것, 김승회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롯데 마무리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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