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여파로 머리가 아픈 텍사스 레인저스가 포스트시즌에 나서기 위해서는 타격의 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신수(32)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는 쓴소리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텍사스 전담기자 리차드 듀렛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레인저스가 버티는 것은 방망이에 달렸다”라는 컬럼을 통해 최근 텍사스의 타격 부진을 지적했다. 순위가 떨어지고 있는 텍사스는 16일까지 20승21패(.488)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당초 지구 우승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과는 사뭇 다른 순위다.
핑계는 있다. 수많은 부상자다. 시즌 초반부터 속출했던 부상자는 시즌 중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타선에서는 아드리안 벨트레와 추신수가 각각 부상으로 일정 시간을 결장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진의 누수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데릭 홀랜드가 시즌 전 부상을 당해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맷 해리슨(허리)과 마틴 페레즈(팔꿈치)도 최근 전열에서 이탈했다. 수술을 받을 것이 유력한 페레즈는 시즌 아웃이 점쳐지고 있고 해리슨 역시 결장 기간이 짧지는 않을 예정이라 고민이 크다.

결국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타선이 분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텍사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추신수(FA)와 프린스 필더(트레이드)를 동시에 쓸어 담으며 지구 최고의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은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추신수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폭발력이 기대만큼 못하다. 2할6푼3리의 팀 타율은 아메리칸리그 3위로 그럭저럭 좋지만 팀 홈런(26개)은 15개 팀 중 14위, 장타율(.383)은 10위에 불과하다.
이에 ESPN은 “겨울 영입생 중 하나인 추신수는 팀의 리드오프로서 꾸준한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발목 부상에도 큰 영향이 없다”라고 추신수의 활약상을 칭찬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은 한결같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ESPN은 “텍사스는 리그 11위의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팀이 더 많은 파워를 생산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라며 홈런의 부재와 떨어지는 장타율을 예로 들었다.
ESPN은 “이는 단순히 프린스 필더의 문제만은 아니며 아드리안 벨트레, 엘비스 앤드루스, 알렉스 리오스와 같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면서 “빅 보이들이 자신의 몫을 해줘야 한다”며 핵심 타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트레이드 논의는 그렇게 영리한 접근법은 아니다”라면서 “이제 추신수, 앤드루스, 벨트레, 필더, 리오스가 더 많은 팀의 득점을 위해 엑셀러레이터를 밟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추신수가 지키는 텍사스의 리드오프 타선은 타율 2할9푼1리(AL 2위), 출루율 4할2푼6리(1위), 장타율 4할3푼7리(5위)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이는 지난해 성적(.266-.336-.386)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추신수를 선택한 텍사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드오프들의 득점은 단 22점으로 리그 10위다. 그만큼 중심타선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운드의 타격이 심각한 텍사스가 기대했던 방망이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텍사스는 17일부터 토론토를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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