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교생의 194구 피칭에 대한 미국 내 혹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주 로체스터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딜런 포스나트라는 학생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토너먼트 경기에서 14이닝 동안 194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 17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팀은 17회 경기 끝에 1-0으로 이겼다.
194개의 공은 이제 프로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보기 힘든 투구수다. 우리나라 아마 야구는 올해 주말야구부터 경기당 한계 투구수 130개를 정해 시행토록 했다. 아마 야구에서 혹사를 당한 투수들이 프로에 입단한 뒤 팔꿈치 통증 등으로 인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아마 선수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역시 유망주들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마련되고 있지만 이번에 벌어진 194구 논란은 완전히 그들을 보호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좌완 데이빗 프라이스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 트위터에 "그는 괴물이다. 하지만 좀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젊은 투수를 그렇게 길게 던지게 한 코치를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체스터 고등학교의 야구부 코치인 제리 스트리겔은 미국 매체에 "194개의 공이 많기는 하지만 매 이닝 딜런과 상의를 했고 그가 괜찮다는 것을 상의했다. 그는 절대 지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딜런 역시 "어떤 이들은 대단하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어리석다고 하겠지만 나는 그런 훌륭한 추억을 갖게 돼 기쁘다. 다른 코치를 얻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5년 동안은 던질 수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괜찮다. 나는 대부분 내야수로 뛴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딜런의 혹사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토미존 서저리'라 불리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가장 처음 받은 전 메이저리그 투수 토미 존은 이 이야기를 들은 뒤 "그 코치는 종신직이더라도 해고돼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고교생들의 투구수는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초고교급 유망주였던 정영일(당시 진흥고)이 2006년 청룡기 결승에서 16이닝 동안 222개의 공을 던진 것이 최고 기록이다. '투혼'으로 포장됐지만 정영일은 LA에인절스 진출 후 혹사 후유증을 버티지 못하고 별다른 성과없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가장 근래에는 2013년 이수민(상원고)이 주말리그 경기에서 162개의 공을 던진 것이 손꼽힌다. 그러나 이수민 역시 삼성의 지명을 받은 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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