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 선두권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 16일 부산 롯데전에서 패하면서 삼성에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줬다. 넥센은 이날 밴 헤켄이 5이닝 3실점으로 긴 이닝을 끌어주지 못했고, 무엇보다 7안타 12사사구로 3득점에 그친 타선의 집중력 부족이 뼈아팠다. 넥센은 15일까지 나흘 휴식을 취했으나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근 넥센을 보는 팀 내외부에서는 넥센에 올해 첫 번째 위기가 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넥센은 4월 9일 목동 KIA전부터 23일 목동 롯데전에서 패하기 전까지 8연승을 달렸으나 23일 경기부터 16일까지 9승9패로 딱 승률 5할을 기록했다. 8연승을 하면서 벌어놓은 승수로 21승14패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안하다.

넥센은 최근 오랫동안 선두권에 위치하면서 위기에 대한 대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넥센은 지난달 18일 선두에 오른 뒤 6일까지 18일간 그 자리를 지켰고 8일 다시 1위를 되찾는 등 1,2위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넥센은 2012년부터 매년 5월쯤 연승을 질주하다 6월, 7월 위기가 찾아오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올해 역시 그 패턴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려면 코칭스태프들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의 각성이 필요하다. 넥센이 계속 날씨가 더워지면 힘들어지는 경향은 선수단 구성의 변화와 함께 나타났다. 2012년 넥센은 돌풍을 일으켰으나 풀타임이 처음이던 선수들이 다같이 쳐지고 정수성, 강정호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 전체가 가라앉았다. 2013년에는 6월 오심, 음주 사고 등 야구 외부 문제와 내부의 선발진 붕괴와 함께 위기가 찾아왔다.
올해 역시 팀 구성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 5.17로 한화와 함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발진들의 책임감이 크다. 아직 시즌을 35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거나 보직이 바뀐 선발투수만 4명이다. 나이트는 유니폼을 벗었다. 올 시즌 큰 힘이 됐던 조상우가 지난 11일 부상당하면서 불펜에도 부담이 커졌다.
여전히 선두권이라는 안심과 흥분 속에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넥센의 자랑이던 타선은 득점권에서 2할2푼3리로 침묵하고 있다. 결국 넥센에 필요한 것은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을 버리는 것이다. 조상우가 없어도 팀은 어떻게든 돌아간다. 박병호가 득점권에서 치지 못하면 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치면 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넥센은 이미 2012년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뒤 최종 6위에 그쳤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더 칼을 갈아야 한다.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닌 베테랑이었던 나이트의 방출과 소금 같은 활약을 하던 조상우가 빠진 지금이 넥센의 올해 첫 위기다. 팀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원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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