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에 타점 선두 3번 바꾼 두산 타선의 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17 06: 21

김현수(26, 두산 베어스)는 16일 경기 이전까지 35타점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팀 동료인 민병헌이 34타점으로 바로 뒤에 있었고, 그 뒤를 나성범과 이호준(이상 NC)이 33타점으로 쫓고 있었다.
경기 전 김현수에게 타점 단독 선두가 된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정말인가? 모르고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기에 어느덧 타점 1위가 되었다는 사실은 선수 본인에게도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접한 김현수는 첫 타석부터 타점을 생산했다. 1회말 무사 1, 3루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1루 방면 땅볼을 날렸고, 1루수 에릭 테임즈가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2루로 공을 뿌린 사이 3루 주자 민병헌이 홈을 밟아 타점을 추가했다.

민병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회말 1사 2, 3루에 나온 민병헌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온 이재학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3점홈런을 뽑아냈다. 1-2로 뒤지던 경기를 4-2로 뒤집은 민병헌은 타점 선두 경쟁 구도도 뒤집었다. 이 홈런을 통해 민병헌은 37타점이 되며 김현수에 1타점 앞섰다.
선제 타점은 올렸지만 안타가 없던 김현수는 4회말 안타로 타점을 보탰다. 민병헌의 홈런 뒤 오재원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도루를 성공시켜 김현수는 다시 득점권 찬스를 맞이했다. 김현수는 우전 적시타로 오재원을 불러들여 37타점으로 민병헌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둘이 타점 공동 선두인 채로 끝날 것 같던 경기에서 김현수는 홈런을 치며 다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7회말 선두 오재원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현수는 손정욱을 상대로 우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2타점을 추가한 김현수는 39타점이 되며 다시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감했다.
경기 전 타점 1위였던 김현수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타점 1위였다. 그러나 1경기 안에서 타점 선두는 3차례나 바뀌었다. 민병헌이 선두가 되고, 잠시 공동 선두가 되었다가 김현수가 다시 치고 나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두산의 득점이었다. 2명이 7타점을 만든 두산은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수에게 공을 돌릴 줄 아는 모습 역시 최근 두산이 보여주는 상승세의 일부분이다. 김현수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민)병헌이와 (오)재원이 형이 잘 해줘서 잘 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출루를 해주니 내야땅볼을 쳐도 타점이 된다”며 테이블세터진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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