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여름나기 2가지 키워드, 6선발과 백업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17 10: 40

16일 경기 이전까지 5연승 중이던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올릴 선수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잠시 고민하던 송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가장 먼저 나온 이름은 박건우였다. 외야수 박건우는 부상으로 1개월 가까이 쉬었지만,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좌완투수 정대현과 함께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 ‘미스터 미야자키’에도 선정됐던 박건우가 돌아오면 허리가 좋지 않은 민병헌을 비롯한 주전 외야수들이 번갈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오재일과 고영민으로, 모두 이번 시즌 1군에서 백업으로 뛰었던 선수들이다. 박건우 역시 개막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기 때문에 송 감독의 구상에 새로운 선수는 아직 없다고 볼 수 있다. 송 감독은 “최재훈이 몸을 만들고 있어 적어도 후반기에는 문제가 없다”며 양의지와 출전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최재훈의 복귀도 예고했다.

투수 중에서는 홍상삼이 대기하고 있다. 송 감독은 “홍상삼은 되도록 선발로 쓸 것이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선발 준비를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5선발이 확고하기 자리 잡지 못한 두산은 정대현이 부진할 경우 이재우, 홍상삼 등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송 감독은 불펜의 새 얼굴로는 김명성을 언급했는데, 김명성은 올해 1군 출전 기록 없이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를 던진 것이 전부다.
야수와 마찬가지로 투수 기용에 있어서도 송 감독은 새로운 선수보다는 한번쯤 1군에서 봤던 선수를 선호한다. 가능성을 보고 깜짝 발탁을 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선수들의 용도를 변경해 1군에 계속 남겨두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홍상삼이 좋은 예다.
홍상삼은 필승조의 일원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가 판정을 받고 롱릴리프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자 송 감독은 홍상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대신 선발로 돌렸다. 결국 선발로 인상 깊은 투구를 하지 못해 1군 마운드에서 빠졌지만, 송 감독이 1군 외 투수 전력 중 가장 기대하는 것은 홍상삼이다.
지금은 활화산 같은 타선과 안정된 마운드가 6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고 있지만 방망이는 언제 식을지 모르고, 마운드에는 아직 5선발이 불안요소로 남아 있는 상태다. 잘 나가고 있지만, 6월 이후의 레이스를 준비할 때다. 앞서 거론된 선수들은 모두 이때를 위한 카드들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선수 구성뿐만 아니라 투수 운영의 틀에도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송 감독은 선발로 투입할 수 있는 선수가 지금보다 더 많이 확보되면 6선발로 전환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대현, 이재우, 홍상삼 중 최소 2명이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홍상삼의 선발 가능성을 계속 타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송 감독은 평소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쁘거나 작은 이상만 있어도 경기 중 교체하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주전의 몸을 관리했다. 동시에 백업 선수들에게는 출전 기회를 부여해 경기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 모든 것은 6월 이후 날씨가 더욱 더워졌을 때를 생각하는 준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시즌 초부터 여름을 준비했던 두산의 자세가 여름이 지난 뒤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할 일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