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하루 쉬었으니 오늘 뛰어야죠".
지난 16일 대전구장. 한화와 원정경기를 앞둔 SK 이만수 감독은 간판타자 최정(27)의 선발 복귀를 이야기했다. 최정은 지난 15일 문학 두산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결장했지만 이날 경기는 나올 것으로 보였다. 이만수 감독도 "최정이 중심타선을 쳐야 한다. 하루 쉬었으니 오늘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시 후 성준 SK 수석코치가 이만수 감독을 찾았고, 자리를 옮겨 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온 이 감독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는 "최정이 허리가 아파서 못 나온다고 한다. 아프다는데 어쩌나. 안타깝다 안타까워"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최정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다녀왔다. 그는 시범경기 때부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 3월 8일 한화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오른 어깨에 타구를 맞았고, 시즌 개막 후에도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2경기 연속 결장은 최정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기에 더욱 아쉬웠다.
연신 한숨을 내쉬며 "안타깝다"고 말한 이만수 감독은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데…"라고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최정은 올해 34경기에서 타율 2할6푼 5홈런 27타점으로 그답지 않게 부진에 빠져있지만, 공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매우 크다. 연패 중이기에 감독으로서는 그 공백이 뼈아프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선발투수 윤희상이 또 타구에 맞아 오른 손등을 다치는 불운이 반복됐다. 1회 2사 만루에서 송광민의 강습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른 손등을 그대로 맞고 말았다. 결국 1이닝만에 교체돼 병원으로 향했다.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전 급소를 맞아 엔트리에 빠진데 이어 또 불운. X-레이 진단결과 중수골 골절상으로 상당 기간의 공백기가 예상되고 있다.
SK는 올해 유독 부상자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주장을 맡고 있는 유격수 박진만이 지난달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오른쪽무릎을 다치며 최소 3개월, 최대 6개월 진단을 받았다. 포수 조인성도 지난달 24일 문학 NC전에서 손가락 골절상으로 한 달의 공백기가 불가피한 가운데 외국인선수 루크 스캇, 로스 울프도 각각 손목 및 팔뚝 부상으로 3주 동안 엔트리에 빠져있었다.
스캇과 울프가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최정과 윤희상이 또 다치며 좀처럼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안타까워"라는 이만수 감독의 시름이 어느 때보다도 깊어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