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가 아시안게임 가는 건 어떤가요".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한화 마운드의 태양으로 떠오른 우완 이태양(22)을 두고 한 말이었다.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미필 선수들에게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야말로 꿈의 무대. 최근 새로운 스타로 주목받는 이태양도 그 후보가 되길 바라는 게 정민철 코치의 마음이었다.
이태양은 올해 7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만 안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2.96에 불과하다. WHIP(0.99) 피안타율(.208) 모두 수준급이다. 특히 지난 9일 대전 KIA전에서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펼쳤고, 15일 대구 삼성전에도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2경기 모두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구속이 140km대 중후반까지 나오며 힘이 생겼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볼넷도 2경기 13⅓이닝 동안 하나밖에 주지 않았다. 스스로도 "볼넷 주지 않은 게 좋다. 볼넷을 줄여야 꾸준하게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태양의 활약은 성적 부진으로 시름에 빠져있는 김응룡 감독에게도 피로 회복제와 같다. 김응룡 감독은 "이태양이 요즘 잘 던지고 있다. 우리 선발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다"고 칭찬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부터 이태양과 함께 해온 정민철 코치도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나아가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제자 사랑에 나섰다.
정민철 코치는 "지금 젊은 투수 중에서 태양이 같은 우완 정통파가 얼마 없다. 좌완 투수들은 많지만 우완 투수는 얼마 안 된다"고 이태양 추천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 코치의 말대로 양현종(KIA) 유희관(두산) 김광현(SK) 장원삼(삼성) 장원준(롯데) 박희수(SK) 봉중근(LG) 등 선발-구원 가릴 것 없이 좌완이 넘쳐난다.
좌완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완 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게 사실. 특히 강속구 투수로는 송승준(롯데) 김진우(KIA) 류제국(LG) 안지만(삼성) 이용찬(두산) 등이 있다. 우완 강속구 투수 중에서 젊은 피가 얼마 없는데 그런 점에서 이태양의 희소가치가 있다. 물론 지금의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우선이다.
이태양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제 2경기 잘 했을 뿐이다. 아시안게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헀다. 하지만 정 코치는 제자가 더욱 큰 포부를 갖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정 코치는 "지도자로서 우리 선수가 큰 무대에 나가는 모습을 본다면 보람 느껴질 것"이라며 이태양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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