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의 SK’ 코칭스태프 수습 능력 시험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17 10: 40

되는 것이 없는 SK다. 그 사이 순위도 완전히 미끄러졌다. 더 이상 밀리면 일찌감치 시즌을 접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나온다. 분명 힘겨운 상황이지만 결국 선수단 스스로가 이런 좋지 않은 상황을 털고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코칭스태프의 수습능력도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SK는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3-5로 지며 시즌 최다인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최근 SK가 처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단적으로 드러난 경기였다. 선발 윤희상이 1회 오른손에 타구를 맞고 강판된 것은 부상 악령에 시달리는 SK의 또 하나의 상징적 사례로 남을 법하다. 여기에 3회와 5회 나온 두 차례의 아쉬운 수비는 리그 최다 실책팀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6연패 기간 중 17점을 뽑는 데 그친 타선은 이날도 3득점으로 침묵했다.
사실 선수단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기에서 계속 지다보니 위축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연패에 빠진 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다. 승리에 대한 압박감이 심해지다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시야는 좁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SK는 예전처럼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의 집합체가 아니다. 당장 16일 경기만 해도 이재원 이명기 신현철 홍명찬 등 신진급 선수들의 라인업의 절반을 이뤘다.

위기대처능력이 떨어졌고 선발투수의 조기강판이라는 악재 속에 실책까지 겹치며 팀이 무너져 내렸다. 이런 양상은 연패 기간 중 꾸준히 되풀이된 것이라는 점에서 뼈아프다. 다만 마냥 부상자 탓만 하며 한탄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뭔가의 반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서서히 동원할 때가 됐다. 여기서 더 처지면 사실상 4강은 물 건너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 번의 승리가 절실한 SK다. 그러려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야 한다. 우선 선수단의 자신감 회복이다. 위축되어 있는 것이 더 좋지 않은 시기다. 그리고 이런 선수단의 자신감을 북돋아줄 수 있는 코칭스태프의 수습능력도 필요하다. 어차피 지금 선수들의 기량을 단번에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대신 선수들이 부담을 털고 좋은 기분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역량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
선수들 사이의 믿음도 필요하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선수단 내부의 신뢰를 형성하게 한다. 다행히 선수단 내부의 결속력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SK다. 신진급 선수들이 많아진 감은 있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곳곳에서 이런 선수들을 끌어가고 있다. 16일 대전 경기에서도 전유수 윤길현이 잘못을 범한 후배들을 감싸고 격려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SK가 최악의 분위기를 털고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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