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발표는 모두 끝났다. 이제 누가 '캡틴'이 될지만 남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이 제출한 30명의 예비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8일 최종명단 23명을 발표한 후 비밀에 부쳐졌던 홍명보호의 예비명단 역시 이날 공개됐고, 탈락의 아쉬움 속에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된 박주호(마인츠)와 이명주(포항) 남태희(레퀴야) 등이 예비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졌다.
예비명단까지 공개되면서, 홍명보호의 구성은 더이상의 여지 없이 모두 완료됐다. 아직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지만 이미 파주에 도착한 선수들은 체력훈련과 기본훈련을 통해 몸상태를 끌어올리며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18일부터 20일까지는 메디컬 체크와 함께 짧은 휴식을 갖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을 다질 예정이다.

현재 홍명보호의 가장 큰 고민은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이하 QPR)을 비롯,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하대성(베이징 궈안) 등 중국파 선수들의 늦은 합류다. 시간차 소집으로 인해 팀을 정비하는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소비될 수 있기 떄문이다. 특히 QPR이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에 진출하면서 본의아닌 '밀당'을 하게 된 홍 감독의 머리는 복잡해졌다.
빠르게 선수를 소집해 기틀을 다지고 본선 준비에 전력을 다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국에 이런 어려움이 겹치면서 주장 선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구심점이 되어주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코칭스태프와 가교 역할을 하는 주장의 존재는 크다. 때문에 시간차 소집으로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단단히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구자철(마인츠)과 이청용(볼튼)이다. 두 선수는 모두 홍 감독 밑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다. 특히 구자철은 2009 이집트 FIFA U-20 월드컵부터 2012 런던올림픽까지 주장을 맡아 '차세대 캡틴'으로서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릴 정도로 심지가 곧고 바른 말을 잘하는 이청용 역시 동료들 사이에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어 주장감으로 손색이 없다.
경험이 없고 어린 선수들 위주라는 우려 속에서 베테랑 박주영(왓포드)이나 정성룡(수원)을 주장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박주영의 경우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후배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시절 대표팀 주장직을 경험해봤다는 것도 강점. 남아공월드컵과 런던올림픽을 거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은 수문장 정성룡이 이운재의 뒤를 이어 또 한 번 골키퍼 주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 감독은 누구보다 주장의 책임과 역할을 잘 알고 있다. 홍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든든한 '홍주장'으로 두 배의 활약을 했다. 주장 완장을 누구의 어깨에 둘러줄지, 홍 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