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는 왜 추억에 물들었을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5.17 10: 20

가요계가 추억으로 물들었다. 그룹 god가 12년 만에 완전체로 뭉쳐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후, 가수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으로 음원차트 1위와 함께 수록곡 줄세우기를 달성했다. 또 컴백을 앞둔 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추억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 봄, 가요계는 왜 추억을 들춰냈을까.
지난 8일 데뷔 15주년프로젝트로 재결합한 god가 선공개곡 '미운오리새끼'를 발표, 두 시간 만에 10개 음원차트 올킬을 이뤄냈다. 최근 활동 중인 가수들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을 세운 셈이다.

'미운오리새끼'는 2000년대 초반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god에 대한 추억을 들춰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운오리새끼'가 트렌드나 새로움을 쫓기보다는 god 특유의 감성으로 여전한 'god표 발라드'를 유지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들을 기다렸던 팬들의 추억을 되살린 것. god가 슬픈 시기에 현실을 벗어나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는 분석이다.
god에 이어 아이유는 지난 16일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로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17일 오전 8시 기준 9개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를 기록 중이며,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벅스, 엠넷 등 8개 음원차트에서는 줄세우기 현상도 보이고 있다.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에는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를 비롯해 故 김광석의 '꽃',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산울림의 '너의 의미', 故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등 총 7곡이 수록됐다. 특히 '너의 의미'와 '꿍따리 샤바라'에서는 원곡 가수 김창완, 클론과 호흡을 맞춰 7080세대의 추억을 들춰내고 있다.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트리는 "이번 리메이크 앨범에는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추억의 흔적과도 같은 다양한 음악이 담겼다.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젊은층에게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신선함을 전하며 전 세대와 교감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 5년 만에 정규 9집을 발표하는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컴백을 앞두고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멤버 브라이언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휴대전화 번호 '010-2571-0606'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면 신곡을 미리 들을 수 있는 추억 마케팅을 진행 중인 것이다.
에이치투미디어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팬들의 추억을 들추는 특별한 이벤트로, 1990년대 사용했던 음성사서함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요계는 최근 추억,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이 선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이돌 위주의 음악에서 벗어나 전 세대와 소통하는 계기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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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HQ, 로엔트리, 에이치투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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