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선택2014’, 정치 풍자 곁들인 고품격 선거 예능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17 19: 48

‘무한도전’의 선거 특집 방송인 ‘선택 2014’가 마구잡이로 웃음을 안겼다. 실제 선거를 방불케 하는 세밀한 구성 탓에 정치 풍자는 당연했고, 끊임 없이 벌어진 폭로로 웃음꽃이 만발했다. 시사평론가 정관용의 웃음을 애써 참는 정돈된 진행과 화려한 게스트들의 찬조 연설, 멤버들의 웃긴 이면이 담긴 사생활이 안방극장을 빵빵 터지게 했다. 그야말로 의도와 달리 고품격 선거 방송이 된 ‘선택 2014’였다.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차세대 리더를 뽑기 위한 후보 단일화 협상과 최종 토론이 공개됐다. 이른바 ‘선택 2014’ 특집의 세 번째 방송이었다. 6.4 지방선거를 앞둔 까닭에 이번 특집은 제작진이 의도했든 아니든간에 세태 풍자의 시선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정치 풍자를 하더라도 웃음이라는 기본을 잃지 않았다. 실제 선거인 듯 상황극에 몰입해 캐릭터의 향연을 펼친 멤버들은 위로라는 웃음의 미학을 펼쳤다.
사전 여론조사 결과 하위권인 박명수, 정준하, 하하가 사퇴하고 후보 단일화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정치판과 마찬가지로 이합집산이 팽배했다. 노홍철의 사생활 공유 공약이 일으킨 파장은 컸다.

박명수는 노홍철과 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생활만 보호해달라고 협상안을 제시했다. 노홍철은 사생활 공유 공약으로 사전 여론조사 1위를 했다. 노홍철은 하위권 후보들에게 가족 사생활을 보호해주겠다는 미끼로 단일화 협상에 나섰다. 합당과 연합이 번번이 발생했고, 거짓 정보가 난무했다. 이면 계약에 배신감을 느낀 분열과 통합이 반복됐다. 결국 정형돈은 하하, 정준하의 지지를 받게 됐으며, 유재석은 박명수의 지지를 받았다. 노홍철은 홀로 유재석과 정형돈을 꺾어야 했다.
TV 토론회는 더욱 웃음이 터졌다. 정관용 시사평론가의 비장한 진행 속에 스타들과 ‘아빠 어디가’ 김유곤 PD까지 찬조연설을 했다. ‘무한도전’에 출연해 ‘아빠 어디가’ 섭외 욕심을 드러낸 김 PD의 예능감과 정관용의 웃음을 꾹꾹 눌러가며 진행하는 구성은 재미를 선사했다.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토론회는 전문 시사평론가인 정관용의 질서정연한 진행 덕에 재미와 현실성의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했다.
유재석은 ‘그것이 알고 싶다’ MC인 김상중을 패러디해서 후보들의 이면을 폭로했다. 사생활 공개 공약을 내건 노홍철의 공약이 실행됐을 경우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노홍철은 멤버들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흥미를 자극했다. 정준하가 코디네이터를 쥐 잡듯이 잡는다는 폭로성 발언의 증거를 제시하기도 했고, 유재석의 비밀스러운 대기실 행동을 살짝 공개했다. 선거용 퍼주기 공약의 역풍을 피하기 위한 정면돌파였다.
폭로성 발언과 상호 질의응답은 서로에 대한 맹공격이 이어졌다. 독설은 어느순간 막말이 됐고, 멱살잡이 빼고는 모두 벌어지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했다. 토론회는 갈등의 급작스러운 봉합으로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웃음을 선사하기 위한 기획의도를 가진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선택 2014 특집은 주제가 정치와 연관이 돼 있어 풍자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성.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재밌게 풀어가며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무한도전’이 웃다보면 힘들고 답답한 현실을 잊게 되는 위로를 안겼다. 그리고 이날 방송은 6.4 지방 선거 투표일을 알리며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라는 정관용의 의미심장한 마무리 발언으로 끝맺음됐다. 웃음과 함께 공익성을 챙기는 방송다웠다.
한편 ‘무한도전’은 현재 차세대 리더를 뽑기 위한 선택 2014 특집을 진행 중이다. 이날 전국 10개 지역, 11개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진행한 ‘무한도전’은 오는 1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사전 투표를 벌인다. 이후 오는 22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표소에서 본 투표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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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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