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노히트-7이닝 무자책, 비결은 ‘땅볼스테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17 20: 00

리그 최장신(207cm)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28, 두산 베어스)가 비록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땅볼 유도형 투수의 정석을 보여줬다.
볼스테드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7이닝 3피안타 2실점(비자책)했다. 지난 등판에서 완봉급 역투로 8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볼스테드는 시즌 4승에는 실패했지만, 땅볼로 자신의 위력은 충분히 보여줬다.
볼스테드는 엄청난 땅볼 유도 능력을 바탕으로 3회초까지 무실점 호투했다. 볼스테드는 3회초까지 총 9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를 내야 땅볼로 만들어냈다. 2명을 1루로 내보냈지만, 내야 실책(오재원)과 몸에 맞는 볼이 하나씩 있었을 뿐 피안타는 없었다.

5회초까지 볼스테드는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5회까지 NC 타자들의 땅볼 행렬은 이어졌다. 볼스테드가 5회까지 얻어낸 아웃카운트 15개 중 삼진은 하나밖에 없었다. 삼진을 제외한 14개 중 2개가 플라이였고, 나머지 12개는 모두 땅볼로 발생한 것이었다.
7회초에 나온 2루수 오재원의 2번째 실책으로 1사 1, 2루 위기를 맞은 볼스테드는 이종욱의 투수 땅볼에 이은 모창민의 2타점 적시타에 2점을 잃었지만, 모두 비자책이었다. 오재원이 병살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에 처리할 수 있는 땅볼을 잡지 못해 위기를 자초한 것이 뼈아팠다.
결국 7회까지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 안타 3개만 허용하고도 내야 실책이 빌미가 되며 2실점했지만, 볼스테드는 상대의 득점을 최소화해 팀이 역전승으로 가는 발판을 놓았다. 두산은 7회말 김현수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고 8회말 김재호의 결승타를 앞세워 3-2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볼스테드가 던진 94개의 공 가운데 41개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주무기인 투심을 이용해 이 경기 이전까지 이번 시즌 땅볼/플라이볼 아웃 비율이 1.76(60/34)으로 높았던 볼스테드는 엄청난 땅볼 유도 능력으로 이 비율을 더욱 높였다. 이제 볼스테드의 땅볼/플라이볼 아웃 비율은 1.97이 됐다.
또한 볼스테드는 수비에서도 민첩한 동작으로 빛을 발했다. 6회초 무사 1루에 마운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박민우의 번트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은 볼스테드는 누운 채로 1루에 공을 보냈다. 정확히 던지기 힘든 환경이었지만 볼스테드의 깔끔한 송구로 두산은 박민우를 1루에서 아웃시켰다. 이 또한 볼스테드가 기록한 땅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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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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