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몸개그 & 4안타 '박석민의 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5.17 20: 30

박석민의 개그본능과 타격본능이 동시에 터졌다.
삼성은 1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4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터트리고 14-7로 대승을 거두었다. 시즌 4연승을 거두며 단독 1위를 지켰다. 이날은 타선이 고루 터진 가운데 박석민이 뜨거운 타격과 서커스 같은 주루를 선보이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석민은 1회초 최형우의 홈런에 이어 백투백 솔로아치를 그려 쾌조의 타격을 과시했다. 3회 무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날려 찬스를 이어주었고 이승엽의 좌전안타까지 나와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희대의 주루플레이가 등장했다.

이흥련이 잘맞은 강습타구를 KIA 3루수 김주형이 몸을 날려 차단했다. 잽싸게 몸을 일으켜 포수에게 송구했다. 포수 백용환이 포구를 하는 순간 3루주자 박석민의 위치는 홈플레이트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했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서서 들어오는 박석민을 향해 백용환은 다가가면서 태그를 하기 위해 미트를 내밀었다. 순간 박석민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면서 태그를 피하며 홈플레이트를 향해 슬쩍 우회했다. 백용환은 팔을 한 번 더 뻗다가 갑자기 주자들이 생각났는지 몸을 돌려 내야를 둘러보았다.
천천히 걸어 우회하던 박석민은 그틈을 노려 잽싸게 홈플레이트를 밟았고 미심쩍었던 백용환이 뒤늦게 태그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유심히 지켜보던 문승훈 주심을 그때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심판의 콜이 없었는데도 태그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백용환의 실수였다.
마치 아웃된 것 처럼 연기한 박석민의 재치가 돋보였다. 어이없는 상황에 투수 송은범 등 KIA 선수들은 망연자실했다. 결국 이 점수는 삼성의 6점째가 됐고 흔들린 송은범이 김상수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무너지고 말았다. 승부의 물줄기를 가져오는 끈질긴 주루플레이였다.
박석민은 4회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날리며 4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5회는 볼넷을 골랐고 7회에서는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서커스본능과 타격본능이 모두 살아난 박석민 덕택에 삼성 덕아웃에는 4연승의 꽃이 피어났다. 
경기후 박석민은 주루플레이에 대해 "어떻게든 1점을 더 뽑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몸이 반응해서 그런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최근 득점권에서 적시타를 거의 못쳤기 때문에 타격감이 좋지는 않았다. 오늘 운좋게 몰아치기가 됐다. 내일까지 기세를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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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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