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 정관용과 ‘아빠 어디가’ 김유곤 PD가 ‘무한도전’ 선거 특집인 ‘선택 2014’의 웃음 강도를 높였다. 그 어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대쪽 같은 진행을 한 정관용과 굳은 심지로 노홍철을 지지했던 김유곤 PD가 ‘선택 2014’의 토론회의 큰 웃음을 책임졌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17일 방송에서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의 최종 토론회 방송이 공개됐다. 사전 여론 조사 결과 하위권을 기록했던 박명수, 정준하, 하하가 사퇴하며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것.
이날 토론회는 기조 연설과 찬조 연설, 상호 의견 교환 등 실제 정치 토론회와 흡사했다. 여기에 시사평론가인 정관용이 날카로우면서도 공정한 진행을 하면서 선거 토론회라는 상황극에 몰입한 멤버들의 캐릭터 향연에 현실성을 입혔다. 특히 비장한 진행을 하는 정관용과 이에 굴하지 않고 웃음을 형성하는 멤버들의 조합은 웃음의 강도를 한껏 높였다.

차세대 리더가 되면 생기는 특권이 제작 회의 참여라는 말에 웃음이 터진 정관용이 이내 침착하게 진행을 이어가는 모습은 인간적이면서도 신뢰가 갔다. 또한 유재석 지지를 철회하면서 시민 논객이 된 박명수를 퇴장하게 하는 과정에서도 대쪽 같은 진행을 보여줬다.
중구난방이 될 수 있는 토론회에서 중심을 잡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시사평론가로서 다수의 토론회 진행 경력이 있는 그가 선사하는 신뢰감은 정치 상황극을 시도한 ‘무한도전’의 정치 풍자의 힘을 더하는 동시에 멤버들간의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재미를 안겼다.
정관용 뿐만 아니라 ‘일밤-아빠 어디가’를 이끌고 있는 김유곤 PD의 활약도 빛났다. 사생활 공유를 공약으로 내세운 노홍철을 지지하겠다고 등장한 것부터 웃겼다. 진지하게 “노홍철은 ‘무한도전’의 미래다”라고 말해 유재석을 당황하게 했다. 더욱이 유재석은 “내가 유곤이와 ‘놀러와’를 함께 했다. 양심도 없다”고 서운한 기색을 내비쳐 웃음 장치는 극대화됐다.
또한 토론회에서 찬조 연설 중 “유재석, 박명수 씨가 아들 딸들과 시골방에서 노는 것을 보고 싶다”고 노홍철이 선출되면 유재석, 박명수 등 멤버들의 사생활 공유는 물론이고 ‘아빠 어디가’ 출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김유곤 PD의 예능감에 “섭외하러 왔냐”고 볼멘소리를 해서 웃음을 형성했다. 또한 사생활 공유 공약이 선거에 이기기 위한 현실성 없는 계략이라는 멤버들의 지적에 “나는 노홍철 후보를 믿는다”고 대쪽 같은 지지를 이어갔다.
웬만한 예능인보다 진지하게 노홍철을 지지하는 캐릭터에 몰두한 김유곤 PD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연출자라는 점에서 이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웃음을 안겼다. 노홍철의 지지 배경에 ‘아빠 어디가’ 섭외 욕심이라는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캐릭터 설정으로 이날 토론회의 재미를 이끌었다.
다른 스타들보다 김유곤 PD의 연설이 더 재밌고, 흐트러지지 않고 진행을 이어갔던 정관용이 화제가 된 것은 당연했다. 전문 예능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발언이 더 색달랐고 흥미로웠던 데다가, 작심한 듯 정치 상황극에 몰두한 탓에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고품격 정치 토론회를 만든 정관용과 예능인보다 더 웃긴 예능 PD 인증을 한 김유곤 PD가 ‘선택 2014’ 특집 재미의 한 축을 맡았다.
한편 ‘무한도전’은 현재 차세대 리더를 뽑기 위한 선택 2014 특집을 진행 중이다. 이날 전국 10개 지역, 11개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진행한 ‘무한도전’은 1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사전 투표를 벌인다. 이후 오는 22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표소에서 본 투표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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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