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조재현과 임호가 고려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17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는 정도전(조재현 분)이 천출 출신이라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몽주(임호 분)은 감옥에 갇힌 정도전을 찾아 “고통스러우신가. 달게 받아라. 천출임을 자백해라”라며 “이런 방식 자네가 즐겨 쓰는 방식이 아니었던가”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정도전은 “맞네. 해서 자네가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자네를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제발 이쯤에서 멈추시게.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자네가 죽을 수도 있다. 고려에 대한 부질없는 희망을 버리고 역성의 대업을 이루세. 이것이 나의 자복이다”고 말했다.
정몽주는 “천출이라는 사유는 귀향밖에 보낼 수 없어 불만이었는데 이렇게 정체를 드러내 주다니. 기꺼이 죽여주겠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정도전은 “대업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성계의 확고한 뜻이다. 나를 죽이려면 이성계도 죽여야 할 터. 자네에게 그런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비웃듯 정몽주는 “힘이 있어서 대의 내게 힘이란 게 있었다면 그것은 대의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정도전은 “대의의 반대는 또 다른 대의가 있음을 인정해라. 하늘이 버린 나라다. 썩어빠진 나라를 수호하는 것이 대의라고 할 수 있는가. 성리학과 민본이 살아 숨쉬는 그런 나라를 만들 것이다”라고 자신의 꿈을 드러냈다.
정몽주는 “고려에서도 얼마든지 그런 나라를 만들 것이다. 가장 오래된 나라다. 몽고족에 맞서 60년을 지킨 나라다. 대장경을 만든 고매한 정신의 나라이고 나에게 뼈와 살을 만들어준 나의 전부다”라며 고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고려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우는 두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정도전'은 단순한 킹메이커가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를 통해 신(新) 문명을 기획한 남자 정도전을 중심으로 조선을 건국하려는 사람들과 고려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품격 정치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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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