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의 맹활약이 이어졌다. 타격은 물론 배우 뺨치는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까지 선보이며 삼성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삼성은 1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4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터트리고 14-7로 대승을 거두었다. 시즌 4연승을 거두며 단독 1위를 지켰다. 타선이 고루 터졌는데 가장 뜨거운 선수는 박석민이었다. 여기에 박석민은 서커스 같은 주루를 선보이며 KIA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박석민은 1회초 최형우의 홈런에 이어 백투백 솔로아치를 그려 쾌조의 타격을 과시했다. 3회 무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날려 찬스를 이어주었고 이승엽의 좌전안타까지 나와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희대의 주루플레이가 등장했다.

이흥련이 잘맞은 강습타구를 KIA 3루수 김주형이 몸을 날려 잡은 뒤 포수에게 던졌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박석민도 체념한 듯 서서 들어왔다. 그런데 서커스가 그 다음에 나왔다.
서서 들어오는 박석민을 향해 백용환은 다가가면서 태그를 하기 위해 미트를 내밀었다. 순간 박석민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면서 태그를 피하며 홈플레이트를 향해 슬쩍 우회했다. 백용환은 팔을 한 번 더 뻗다가 갑자기 주자들이 생각났는지 몸을 돌려 내야를 둘러보았다.
천천히 걸어 우회하던 박석민은 그틈을 노려 잽싸게 홈플레이트를 밟았고 미심쩍었던 백용환이 뒤늦게 태그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유심히 지켜보던 문승훈 주심을 그때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심판의 콜이 없었는데도 태그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백용환의 실수였다.
마치 아웃된 것 처럼 연기한 박석민의 재치가 돋보였다. 어이없는 상황에 투수 송은범 등 KIA 선수들은 망연자실했다. 승기를 가져오는 주루 플레이였다.
경기후 박석민은 주루플레이에 대해 "어떻게든 1점을 더 뽑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몸이 반응해서 그런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라고 웃었다. 천재 DNA를 가지고 있는 박석민의 재능이 주루에서도 순간적으로 반응한 경기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박석민,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되겠다" "박석민, 올해의 주루플레이" "박석민, 이러니 안 좋아할 수가 없다" 등 박석민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