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7연승에 담긴 4개의 남다른 의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18 06: 23

두산 베어스는 1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3-2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팀 최다 연승을 7연승으로 늘렸다. 어느덧 선두와 0.5경기차인 3위가 된 두산은 7연승을 거두는 경기에서 4가지 부수입도 얻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은 경기에서 마운드의 힘으로 접전에서 승리로 간 경험은 분명 수확이었다. 6연승을 하는 동안 두산은 초반부터 타선이 터지고 선발이 5이닝 이상을 무리 없이 막아 여유 있는 승리를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4번 호르헤 칸투가 병살타를 2차례나 쳤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했다. 장단 11안타를 치고도 득점은 3점이 전부였지만, 이전과 다른 패턴으로 접전에서 승리를 해봤다는 것은 유의미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송일수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적절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선발 크리스 볼스테드는 7이닝 3피안타 2실점(비자책) 호투한 뒤 94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고 교체됐는데, 선발투수에게 110구 이상도 자주 주문하는 송 감독의 특성상 1이닝을 더 맡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송 감독은 이현승으로 마운드를 교체했고,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6회까지 땅볼 아웃 14개, 플라이 아웃 2개였던 볼스테드는 7회에만 플라이 아웃이 2개였다. 또한 3피안타 중 2개가 7회에 나왔고, 유일한 실점 상황도 7회였다.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들은 플라이가 자주 나오는 것이 위험신호인데, 송 감독은 이를 파악해 교체가 필요할 때 교체카드를 썼다.
호투하던 선발투수가 바뀐 뒤 구원투수의 실점으로 패하면 선발투수의 불만이 생길 수 있지만, 송 감독의 투수교체는 실점을 미연에 방지하고 승리로 가는 발판이 됐다. 감독이라면 자책점이 하나도 없었던 선발투수에게 선발승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볼스테드 입장에서도 납득 가능한 결과가 나왔다.
실책을 딛고 재역전승을 한 것도 중요했다. 이날 2루수 오재원은 2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하나는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뒤에 나온 실책은 역전을 당하는 빌미가 됐다. 하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팀은 패배 위기에서 벗어나 승을 쌓았고, 오재원이 큰 부담을 짊어질 수 있던 상황도 피했다.
결승타를 때린 김재호도 “실수를 했을 때 서로 채워주면 믿음이 생기고 팀이 강해진다. 실책을 다른 동료가 메워주면 다음 경기에도 (나쁜)영향을 받지 않고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오재원에게는 부담에서 벗어나 다음 경기에서 좋은 플레이로 만회하겠다는 긍정적인 의욕만 남았을 것이다.
장민석이 자신의 장기를 살려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승리 속에서 얻은 값진 선물이었다. 8회말 선두타자 홍성흔이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로 나선 장민석은 깔끔하게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양의지의 유격수 땅볼과 이원석의 우익수 플라이 때 타구의 흐름에 집중하며 주루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집중력이 결승득점으로 이어졌다. 손민한의 와일드 피치가 나오자 장민석은 3루로 내달렸고,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김재호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자칫 1-2로 역전패를 당할 수 있었던 경기에서 동점을 만든 뒤 다시 재역전해 이긴 경기에서 결승득점을 장민석의 발로 얻어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간 부진했던 장민석이 승리 과정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면서 더욱 팀에 녹아들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두산에게 17일 경기는 오랜만에 나온 접전에서의 승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투수교체 타이밍, 실책으로 인한 치명적 위기를 덮어준 동료들의 분전, 부진했던 선수의 결정적 수훈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기였다. 7연승으로 선두에 0.5경기차로 접근한 것도 좋지만, 그보다 한 시즌을 끌고 갈 긍정적인 에너지들을 많이 얻었다는 점에서 두산의 7연승 과정은 더욱 의미가 있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