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중심타선에 대한 비난 강도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셋이 합쳐도 리그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호세 아브레후(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성적과 비슷하다는 쓴소리까지 나왔다.
텍사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0승22패(.476)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까지 떨어졌다. 아직은 시즌 초·중반이지만 선두 오클랜드(26승16패)와의 승차가 6경기까지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내심 품었던 월드시리즈 진출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힘겨운 판이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선발진도 문제지만 역시 타선의 폭발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팀 타율(.260)은 아메리칸리그 5위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그러나 역시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터지지 않고 있다. 팀 홈런(26개)은 리그 15개 팀 중 14위, 팀 장타율(.377)은 13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다보니 득점(167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득점은 리그 12위다.

현재 텍사스는 경기당 3.98점 정도를 뽑아내고 있다. 162경기로 환산할 때 644점 정도인데 이는 1988년 이후 162경기를 치른 시즌 중 최저치다. 역시 중심타선의 장타력 부재가 눈에 들어온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홈런과 장타율에서 리드오프인 추신수가 팀 내 1위라는 점은 중심타선에 문제가 있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
프린스 필더는 .247(타율)-.360(출루율)-.360(장타율)을 기록하며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고 아드리안 벨트레(.259-.322-.417)의 부진도 심각하다. 그나마 알렉스 리오스(.300-.337-.450)이 활약하고 있으나 병살타가 10개나 된다. 지역언론인 는 “세 선수는 9개의 홈런과 50타점을 기록했다. 호세 아브레우는 홀로 12개의 홈런과 41타점을 기록했는데 이와 근접한 수치”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17일 경기에서도 텍사스는 토론토 선발 드루 허치슨에게 생애 첫 완봉승을 헌납했다. 전체적인 선수들이 모두 부진했지만 중심타선은 도합 11타수 1안타로 철저히 묶였다. 텍사스는 지난 14일 휴스턴과의 경기에서도 상대 선발 댈러스 카이클에게 완봉패를 당한 바 있다. 당시도 중심타선의 장타는 벨트레가 때려낸 2루타 한 방이 전부였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17일 경기 후 “각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팀도 전반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 매우 간단한 문제”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바랐다. 그러나 18일 경기 전망도 썩 좋지 않다. 토론토의 18일 선발은 올 시즌 7승1패 평균자책점 2.04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마크 벌리다. 텍사스 타선이 침묵을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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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 벨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