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프로야구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서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각 구단의 ‘중간순위’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KIA와 한화의 약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올 시즌 프로야구가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6일까지 총 203만5626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162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는 2012년(126경기), 1995년(155경기), 2011년(156경기)에 이어 역대 네 번째 최소 경기수다.
지난 4월 23일 8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최근 세월호 참사라는 악재 속에 조용히 리그를 진행해왔다. 대형 참사가 사회 곳곳을 얼어붙게 했고 단체 응원을 폐지하는 등 야구장 흡입 요소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해보다는 나은 관중몰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균관중은 6% 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만한 것은 지난해와 다른 팀별 관중 추이다. 서울을 연고로 삼고 있는 LG(전년대비 4% 증가)와 두산(8% 감소)는 사실 큰 차이가 없었다. 큰 수용규모의 야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2% 증가), SK(1% 감소) 또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KIA가 5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관중수치를 끌어올렸고 한화도 27% 증가로 뒤를 받쳤다. 증가율 3위인 삼성(16%)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성적이다.
두 팀의 관중 증가 요소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장 시설 개선이다. KIA는 지난해까지 홈으로 쓰던 무등야구장을 떠나 2만2200석 규모의 새 구장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로 이사를 했다. 수용 규모가 2배가량 커진 가운데 평균관중도 늘었다. 지난해 평균 9951명을 동원했던 KIA는 올해 1만5199명으로 LG, 두산에 이어 단번에 3위로 뛰어올랐다. 메이저리그가 부럽지 않은 깔끔한 경기장 시설이 팬들의 발걸음을 모았다는 평가다.
한화는 새로운 구장은 아니지만 구장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해 팬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포수 뒤편에 관중석을 배치하는 등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를 좁히는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화의 평균관중은 지난해 6791명에서 8618명으로 증가했다. 경기장을 새로 짓지 않더라도 기존 시설을 보수하고 단장한다면 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다른 구장들에도 참고가 될 만한 부분이다.
한편으로는 두 팀의 팬심도 빛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팬들을 경기장에 불러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적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KIA는 17일 현재 6위, 한화는 8위에 처져 있다.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팬들은 변함없이 연고팀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관중 추이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KIA는 홈 최다 매진(5번)을 했고 원정에서도 3차례의 매진에 일조했다. 두 팀 선수들이 앞으로 더 열심히 뛰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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