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할3푼1리에도 칭찬받지 못하는 타자가 있다. 정말 좋은 타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름 아닌 한화 4번타자 김태균(32)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태균은 올해 32경기에서 118타수 39안타 타율 3할3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타율이 3할1푼6리였던 그는 올해도 최정상급 타자로 변함없는 고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태균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난다.
바로 홈런이 없기 때문이다. 한화가 34경기를 소화하고, 김태균도 2경기를 제외한 32경기에서 뛰었지만 홈런은 단 1개 뿐이다. 4월 11일 대전 넥센전에서 시즌 1호 홈런 터뜨린 후 21경기째 홈런이 없다. 4번타자로서 장타력이 눈에 띄게 감소된 것이다.

김태균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정교함 못지 않은 파워를 자랑했다. 2001년 데뷔 첫 해부터 88경기에서 20홈런을 폭발시켰고, 2008년에는 31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일본 진출과 복귀를 전후로 홈런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문제는 김태균이 여전히 정교한 타자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지만,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장타력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수준이 되지 못한다. 올해 김태균의 장타율은 4할7리로 2007년 이후로 최저 기록이다.
타고투저 시대를 맞아 한화는 팀 홈런도 21개로 LG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적은 팀이다. 지난해부터 대전구장의 펜스 거리가 멀어졌지만 결국 상대와 같은 조건이다. 올해 대전구장 18경기에서 홈런은 35개 터졌다. 한화 타자들이 때린 것이 13개이고, 한화 투수들이 허용한 것이 22개로 그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장타력 감소가 심각하게 느껴진다. 한화는 팀 장타율(.365)이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피에가 17일 대전 SK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기 전까지 5경기에서 34안타를 치는 동안 홈런은 커녕 2루타 이상 장타도 없었다. 상대에게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4번타자 김태균에게 향한다. 김태균도 장타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느 듯 프리 배팅 때부터 당겨치는 타격을 많이 한다. 장타는 의식한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본인도 고민이 크다. 하지만 김태균 정도 타자라면 스스로 극복해야 해야 할 문제. 3할3푼1리의 타율에도 아쉬움이 있는 선수는 김태균밖에 없다. 김태균의 장타가 한화에는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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