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승헌이 영화 '인간중독'(김대우 감독)을 통해 본인의 장막을 한 꺼풀 벗겨냈다. 그간 의도했다기 보다는 너무 '정석으로 잘생겨서' 가지게 됐던 일종의 신비주의 베일을 열어제친 느낌이다.
송승헌은 지난 14일 개봉한 '인간중독'을 통해 19금 멜로에 첫 도전했다. 운명처럼 다가와 중독처럼 빠지게 된 사랑에 대한 이야기. 극 중 송승헌은 오묘한 매력을 지닌 부하의 아내에 빠져 허우적대는 군인 김진평으로 분했다.
그간 송승헌은 대표작인 드라마 '가을동화', 최근작 '남자가 사랑할 때'의 잔상이 남아 완벽한 순정남, 즉 판타지 남성 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렇기에 한없이 인간적인 사랑에 질퍽거리는 이번 작품으로 연기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이 작품을 통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다는 그다.

물론 그가 비주얼에 있어서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것은 아니다. 연기 변신을 할 때 외모가 압도적인 배우의 경우, 일부러 외모가 부각되지 않은 역을 맡아 망가트리면서 수더분함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인간중독' 속 송승헌의 조각상 같은 외모는 오히려 이슈를 모은 베드신에서 한층 더 부각된다.
은밀하게 감춰졌던 속살은 탄탄한 모습으로 드러나 아름다운 여성의 나체와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베드신은 날 것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잘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예술품 같다.
송승헌은 생애 처음으로 도전한 노출과 베드신에 임하면서 촬영 전 수위에 대해 묻지 않았다고. 그것은 배우로서의 각오를 드러내는 것으로,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이미지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던 점을 스스로 아쉬워했던 것에 대한 일종의 반성 같다.
이렇게 한국 대표 미남배우 송승헌은 자신의 장점인 '잘생김'을 감추지 않으며 도발을 꾀했다.
이런 '벗겨내기'는 영화 외적인 면에서도 함께 했다. 그는 개봉 전 예능프로그램에도 적극 출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특히 19금 영화라는 콘셉트에 맞춰 '솔직함'으로 그간 보지 못한 송승헌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JTBC '마녀사냥'의 출연은 송승헌의 데뷔 후 행보에서 신선한 부분이었다.
송승헌은 그간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서의 성과가 미약했던 것이 사실. 이 작품이 자신의 대표작으로 불렸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이 실현될 지 주목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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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