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두산 베어스 선발진에 합류한 크리스 볼스테드(28)가 점점 믿음직한 선발이 되어주고 있다.
볼스테드는 최근 3경기에서 20⅓이닝 동안 자책점을 단 3점만 내줬다. 최근 3경기 기록으로만 보면 7이닝 1자책에 가까운 기록이다. 시즌 초 불운까지 겹치며 부진한 투구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확실한 선발카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두산의 송일수 감독은 이러한 볼스테드의 호투 요인으로 공의 변화를 꼽았다. 송 감독은 “볼 움직임이 좋아졌다. 초반에는 각이 좋지 않았는데, 어제는 각도 좋고 지저분한 볼이 들어와 땅볼이 많았다”고 평했다. 볼스테드는 지난 17일 잠실 NC전에서 7이닝을 던지고도 탈삼진이 1개뿐이었지만, 땅볼 아웃은 15개나 잡아냈다.

팀 동료인 더스틴 니퍼트와 하드웨어는 흡사하지만 피칭 패턴과 주무기는 다른다. 니퍼트가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앞세워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의 투수라면, 볼스테드는 투심 패스트볼의 로케이션 변화로 땅볼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니퍼트의 호투 지표는 탈삼진이지만, 볼스테드는 탈삼진이 적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타자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인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도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볼스테드와 맞대결을 펼친 뒤 “제 컨디션을 찾으면 공략하지 쉽지 않은 선수다”라고 했을 만큼 볼스테드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바탕을 가지고 있다.
니퍼트가 지난 3년간 늘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반면, 항상 나머지 외국인 선발투수는 기대만큼 던져주지 못했다. 그러나 볼스테드는 달랐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이미 지난해 개릿 올슨과 데릭 핸킨스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두산이 7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0.5게임차로 접근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는 볼스테드의 공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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