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농구는 역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였다. 하지만 한국농구가 배워야 할 점은 많았다.
한국대학선발은 18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 37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선발농구대회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82-77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쾌조의 3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상대전적에서 83승 27패의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대회내내 한국은 국가대표 3인방 이승현(22, 고려대, 197cm), 이종현(20, 206cm, 고려대), 최준용(20, 연세대, 202cm)의 높이를 앞세웠다. 여기에 김준일(22, 연세대)과 정효근(21, 한양대)도 2m가 넘는 선수들이다. 한국의 슈터 문성곤과 한희원은 195cm의 장신이다.

반면 일본에서 2m 이상의 장신은 하시모토 코스케(201cm, 토카이대학)가 유일했다. 일본은 180대 선수들이 포워드를 볼 정도로 신장이 작았다. 한국은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일본을 힘으로 눌렀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상대를 높이로 압도할 수 있는 경기는 거의 없다. 특히 이란과 중국을 만났을 때 한국은 일본과 똑같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일본은 선수 전원이 뛰어난 조직력을 발휘한 협력플레이, 1 대 1에서 상대를 제치고 득점할 수 있는 개인기를 무기로 한국을 위협했다. 특히 가드들이 이종현을 상대로 겁 없이 돌진해 플로터를 올려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프로선수들 조차도 개인기를 제대로 갖춘 선수가 거의 없다.
일본의 가드 안도 세이야(180cm, 메이지대학4)는 “고교시절 평일에 4-5시간 정도 단체훈련을 하고 휴일에는 오전과 오후, 두 번 훈련을 했다. 대학에서는 학과수업을 듣기 때문에 단체훈련은 2시간 반 정도 한다. 하지만 수업 전후에 한 시간 30분 정도 개인기 연습을 빼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자신의 단점을 알기에 개인기를 갈고 닦는 것이다.
반면 한국선수들의 경우, 단체훈련을 제외한 개인훈련 시간에 슈팅훈련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슈팅훈련도 플로터 등 스텝이나 개인기를 연마하기보다는 3점슛 등 외곽슛 훈련이 주류를 이룬다. 당장 프로에 진출했을 때 득점력을 갖춘 대학선수들이 몇 명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일본농구의 전력이 한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인들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부족한 점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연령별 대표팀의 훈련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당장은 힘들지만 몇 년 뒤에는 한국농구가 따라잡힐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여자농구의 경우 일본은 이미 한국을 따라잡았다.
이케우치 야스아키가 일본선발 감독은 “일본농구는 한국에 비해 단체훈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문제점을 자체 진단했다. 일본선발에는 혼혈선수인 하레야마 케빈과 벤도라메 레오가 속해 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이 선수들은 차후 성인국가대표팀에 선발되더라도 귀화선수 취급을 받지 않는다. 일본은 이렇게 지속적으로 혼혈선수를 발굴해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야스아키 감독은 “혼혈선수들은 근육이 더 조직적이라 운동능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초기술이나 체력은 중고등학교 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이 갖고 있는 기초체력을 일본도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농구가 방심하고 노력을 게을리하면 일본농구에 추월을 당할 수 있다. 한국도 일본농구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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