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수비’ 손시헌, 김경문이 말하는 ‘형님 효과’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5.19 07: 30

“기록상 드러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안정감 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타율과 타점, 홈런이 대표적이다. 이 기록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평가의 기준이 된다. 반면 기록되지 않는 기여도 또한 있다.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는 멘탈적인 부분은 기록으로 평가될 수 없다. 하지만 야구에는 수치상 미미한 활약에도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있다. NC 내야수 손시헌이 그런 경우다.
18일 잠실 두산전 4회말 1사 만루. NC는 4회초 8점을 뽑았지만 4회말 수비에서 곧바로 위기에 놓였다. 선발 웨버가 홍성흔을 상대했다. 홍성흔은 웨버의 3구째 140km 투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날카롭게 날아간 타구는 좌익수 앞 적시타로 연결될 뻔했다. 하지만 유격수 손시헌이 왼쪽으로 몸을 폴짝 날렸다. 타구는 손시헌의 왼쪽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이날 승부의 향방이 어느 정도 NC에 기운 분기점이었다. 수비 하나로 팀을 살리고 흔들리던 웨버를 살렸다. 또 수비 직후 손시헌은 태연하게 다시 수비 자리로 돌아갔다. 크게 기뻐하는 기색도 없이 다시 수비에 집중했다. 아웃카운트만 한 개 늘었고 여전히 2사 3루였기 때문. NC는 4회말 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4회는 NC가 9-4로 승리한 뿌리가 됐다. 수비 하나는 손시헌 효과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NC 내야의 가장 큰 변화는 손시헌이 가세한 것. 하위 타선의 짜임새도 더해졌지만 무엇보다 내야 수비가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최근 마산구장에서 만났던 김경문 감독은 손시헌 효과에 대해 “보이지 않는 게 분명히 있다”며 “형이 옆에 있다는 게 크다. (박)민우가 실수해도 다독여줄 수 있고 커버해줄 수 있다는 게 든든한 거다”라고 했다. 이른바 ‘형님 효과’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기록상 드러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안정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록상 지표는 손시헌의 가치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올해 41경기에 나선 손시헌은 타율 2할6푼9리 2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실책도 6개 기록했다. 하지만 내야 중심에서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마다하지 않고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NC 내야수 지석훈은 “(손)시헌이형이 기둥이 되고 어린 선수들한테 조언도 해준다. 또 경기 중 내야 선수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부분이 많아야 팀이 강해진다고 말씀한다. 저희한테 힘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과 지석훈이 말한 지점은 기록에 반영될 수 없다. 하지만 손시헌의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NC는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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