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선수가 어느 정도 세이브를 기록할까요?'.
지난해 12월 13일 일본 오사카 시내에서 열린 오승환(32)의 한신 타이거스 입단식에는 100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렸다. 그들은 오승환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며 관심을 표했다. 수 십 개의 질문이 오승환에게 쏟아졌지만 그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은 올 시즌 오승환의 세이브 개수였다.
그러나 그것을 예측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그들은 오승환이 목표를 입에 담지 않자 한국 기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한국 기자들 역시 "오승환이 일본 무대에 적응할 수 있는지 아직 확신할 수 없고, 한신이 어느 정도 오승환에게 세이브 기회를 줄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반대로 그들에게 물었다. "오승환이 몇 세이브 정도를 기록하면 일본에서 성공인가"라고 질문하자 그 자리에서 있던 7~8명의 일본 기자들은 대부분 "30세이브"라고 말했다. 그들은 "오승환이 일본 무대 첫 해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성공적인 적응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현지의 기준은 2012시즌 후 한신을 떠난 후지카와 규지(시카고 컵스)에 맞춰져 있었다. 후지카와는 2007년(46세이브), 2011년(41세이브)을 제외하면 대부분 20세이브대를 기록했다. 오승환도 30개 안팎의 세이브를 거둔다면 후지카와의 자리를 잘 메웠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일본 리그에 대한 기자들의 자부심에서 나왔다. 그들은 오승환이 2006년, 2011년 아시아 최다 세이브 신기록인 47세이브를 거둔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 리그에서만큼의 성적까지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기를 살리기 위해 기자가 "한신이 50번의 세이브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가능하다"며 허세 아닌 허세를 부려야 했다.
오승환은 지난 18일 요코하마전에서 시즌 팀 43경기, 등판 18경기 만에 10세이브를 달성했다. 세이브 기회 10번에서 모두 팀의 승리를 지켰다. 이 페이스 대로 한신이 남은 100경기에서 오승환에게 25번의 세이브 기회를 준다고 가정한다면 충분히 30세이브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타 모두 부진했던 초반에 비해 팀 전력이 안정화되고 있는 한신의 상승세를 볼 때 더 많은 세이브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도 높다.
현지에서 그에게 매긴 30세이브라는 기준.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 해부터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며 그 과제를 위해 순항하고 있다. 그는 18일 기준 18경기 18⅓이닝 10피안타 20탈삼진 4사사구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 중이다. 일본 타자들과 상대하면 상대할 수록 더 강해지고 있는 오승환에 한일 양국이 모두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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