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자리가 어렵다는 걸 다시 느낀다".
SK는 최근 7연속 루징시리즈로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문학 삼성전부터 16일 대전 한화전까지 시즌 최다 7연패 수렁에 빠지며 7위까지 떨어졌다. 시즌 초반 넥센·NC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보름 만에 순식간에 7위까지 내려앉았다. 5월 13경기에서 2승11패로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
팀이 연패에 빠질 때 가장 힘든 사람은 성적에 책임을 져야하는 감독이다. 모든 비난의 화살은 최종 결정권자인 감독에게 향한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프로야구 감독은 그래서 더 힘들다. 이만수 감독 역시 리더의 어려움을 새삼 느낀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7연패를 끊은 후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선수와 코치 그리고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리더가 덕이 있어야 좋은 기운이 퍼질텐데…"라고 그동안 마음고생을 내비쳤다.
미안한 대상에는 가족들도 있었다. 이 감독은 "연패를 하면 선수들과 그 가족들이 가장 힘들다. 나도 연패 기간 동안 결혼한지 얼마 안 되는 아들이 며느리와 야구를 보러왔는데 경기장에서 학생팬이 내 욕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더라.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미안했다. 성적이 좋으면 그런일도 없을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보였다.
이 감독은 "지도자를 하며 어려운 순간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결국 인내를 갖고 선수를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상 선수들이 많지만 이럴 때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선수들이 하고자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실수가 많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SK는 현재 윤희상·최정·박진만·조인성 등,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부상으로 빠져있다. 외국인선수 루크 스캇과 로스 울프도 부상으로 20일 가까이 전력에서 빠져있었다. 백업 선수들로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김광현과 조조 레이예스처럼 해줘야 할 핵심 투수들이 부진에 빠진 것도 이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한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부진에 빠진 선수들의 회복까지, 모두 감독의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러나 야구는 매일 경기가 있고 눈앞의 승리이 정말 절실하다. 어느덧 감독 생활 3년차, 리더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고 있는 이만수 감독이 이 위기를 믿음과 인내로 돌파할 수 있을까. 2012년 SK는 6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8연패를 당한 적이 있었지만 페넌트레이스 2위로 시즌을 마친 바 있다. 올해도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그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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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