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진짜사나이’ 박건형, 예비역은 죽지 않았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5.19 07: 12

예비역은 죽지 않았다. 박건형은 과거 자신이 속했던 의장대에 대한 자부심을 15년 동안 잊지 않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더불어 포기하려고 하는 동료 가수 케이윌을 격려하며 낙오하지 않도록 이끌어 준 것도 그였다. 
박건형은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서 군악의장대에 속해 녹슬지 않은 ‘각’과 정신으로 ‘2014 진해 군악의장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박건형은 총 돌리기의 어려움으로 인해 군악의장 페스티벌을 포기하려 하는 케이윌에게 “포기하란 말에 먼저 (포기) 하느냐. 하지 말란다고 안 하냐. 해보고 싶다고 얘기는 해 봐라. 끝까지 한 번, 쫓겨날 때까지 해봐라. 대열까지는 함께 가보자. 대열에 서봐라. 그거 보고 연습한 거 아닌가”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자신 때문에 전체가 망가질 것을 두려워한 케이윌은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포기의 의사를 밝혔지만 박건형은 다시 “아까 시험을 봤던 것보다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며 “나를 좀 봐라. 우리집 마당에서 연습하던 걸 떠올려라. 우리집 마당에 핀 꽃 향기의 그 아름다움을 잊었나. 케이윌 이병을 그 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비록 케이윌을 “꽃”에 비유한 과장스런 비유법은 웃음을 자아냈지만, 박건형은 누구보다 케이윌이 이 자리를 위해 노력해 왔음을 알기에 쉽게 포기하려는 그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런 박건형의 격려 덕분일까. 케이윌은 “최선을 다 해보고 싶다”며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고, 식사도 거른 연습 끝에 거의 대부분의 동작들을 몸에 익힐 수 있었다. 결국 대장의 허락을 받아 개막식에 참석할 수 있었던 케이윌에 대해 대장은 “그 마음이 너무 간절했고, 그 마음과 자세가 의장대였다”라고 평했다.
케이윌을 격려했던 박건형은 스스로도 최선을 다했다. 남다른 ‘깟트’로 의장대 출신인 자부심을 드러내왔던 그는 동료들 옷의 각을 잡아주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다른 사람을 격려하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그러나 한동안 지난 리허설 행사에서 연이어 동작을 틀리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이날 박건형은 개막식 당일을 준비하며 지난번의 실수를 극복하고 완벽한 제식을 보여주기 위해 긴장한 모습이었다. 씩씩한 모습으로 연습을 하다가도 걸핏하면 눈물을 글썽이는 그의 모습에 동료들은 “우느냐”고 놀렸고 박건형은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박건형은 케이윌과 함께 개막식을 준비하는 내내 긴장된 모습으로 총 동작을 맞추며 스스로 혹독한 훈련을 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박건형은 실제 개막식 무대에서 다른 동료들처럼 한 차례의 실수도 하지 않는 '퍼펙트'를 기록하며 감동을 줬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내 인생에 있어서 (의장대였다는) 과거의 영광만 가지고 살았던 것 같은데 다시 16년 만에 이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나를 많이 체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약 감격한 마음을 전했다. 이후 공개된 사진에서는 16년 전 의장대의 행사에 참석했던 박건형의 모습이 담겨있었고, 이는 이날의 감동을 배로 끌어올렸다. 살아있는 예비역의 정신을 보여준 박건형의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너무 멋있었다"며 감동을 표하고 있다.  
eujenej@osen.co.kr
'진짜사나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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