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가 오랜만에 칸을 찾았다. 6년 만에 다시 온 칸 영화제이지만 칸의 따사로운 햇빛과 여유로움을 오롯이 즐길 새가 없다. 바쁜 일정 탓이다.
칸 영화제에서의 바쁜 일정 만큼이나 송혜교의 필모그래피 역시 쉴 틈 없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최근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촬영을 마친 바 있는 그는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중국영화 '태평륜'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바쁜 나날에도 송혜교는 마냥 즐거워 보인다. 일하는 재미가 생겼기 때문이란다. 이제야 그 재미를 알 것도 같다는 그는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리고 한국이든, 중국이든, 그 어디가 됐든 카메라 앞이라면 뭐든 해서 배우로서의 내공을 쌓길 원하고 있었다.

다음은 송혜교와의 일문일답.
- '태평륜' 이후 호흡을 맞추고 싶은 중국 감독이 있나.
▲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좋은 감독님과 연이 닿으면 할 생각이 있다. 그런데 우리 팬들은 내가 중국영화를 하면 한국에 소홀하다면서 서운해 하는데 한국에서도 한 작품이 끝나면 텀이 길 때도 있지 않나. 그 텀을 허무하게 보내는 것 보다 중국에서 좋은 작품이 있으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카메라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것 보다 어디서든 카메라 앞에서 많이 하면 배우로서 도움이 되는 것 같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열심히 할 것이고 중국에서도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계속 열심히 할 것이다.
- 중국어 대사가 힘들지는 않나.
▲ 일단은 '일대종사'를 촬영할 때는 대사가 많진 않았다. 그래서 부담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대사가 많고 그래서 욕심이 생기더라. 한국말로 하려면 할 수 있는데 좋은 감독님과 배우들과 호흡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욕심을 부렸다. 스트레스도 받았다. 한국말로도 감정을 넣고 대사하기 힘든데 중국말도 생각해야 되고 연기도 해야되니까. 하지만 몇 번 하고 익숙해지니까 그것 또한 자연스러워지더라. 처음엔 뭔가 자신이 없으니까 목소리도 작아지고 그랬는데 친해지고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자신감이 붙더라. 지금은 뻔뻔하게 같이 하는 것 같다(웃음). 성조가 다 맞진 않는다. 그래도 옆에 있는 배우들이 격려해주니까 이제는 크게 생각 안 하고 하는 것 같다.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
- '태평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황샤오밍과의 호흡은 어땠나.
▲ 이번에 처음하게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젠틀맨이고 매너가 정말 좋다. 현장에서 편하게 해줬다. 낯선 것들이 많으면 하나하나 설명도 해주시고 되게 편한 상대배우다. 금성무는 만나기 전까지는 말씀 없으시고 과묵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생각을 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밌으셨다. 장쯔이는 그전에 같이 했었고 그전부터 지인과 친구라 안지는 오래 됐다. 언니동생하기는 하는데 잘 챙겨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되게 재밌다. 배우들끼리는 호흡이 좋은 것 같다 .
- 다음 작품 계획은?
▲ 아직 계획은 없다. 일하는 재미가 이제 생겼는지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하고 싶다.

- '두근두근 내 인생' 촬영도 마쳤는데.
▲ 강동원과는 예전에 같이 했었고 그때 친구가 돼서 친하게 지내와서 호흡은 너무 좋았다. 이재용 감독님과도 안지 1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들 즐겁게 촬영했다.
- 중국에서 외로운 적은 없었나.
▲ 외로웠을땐 '일대종사' 때였다. 스케줄도 불분명하고 중국 첫 영화였고 완전 시골이었고 밖에 나가도 아무것도 없어서 할게 없더라. 그러니까 감정 기복이 심해져서 혼자 이랬다저랬다 정신병 걸릴 수도 있는 지경까지 갔었다(웃음). 그때 많이 외로웠고 '태평륜'은 시내에서 많이 멀지 않아서 어려운 건 없었다. 환경도 낯설고 하다보니까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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