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4일의 휴식과 정비를 마치고 광주로 향한다. LG는 지난 15일 잠실 롯데전이 끝난 후 4일 중 3일 훈련에 임했다. 훈련 후 양상문 감독은 선수들과 식사자리를 통해 급변한 팀에 안정세를 꾀했고, 선수들도 이제는 혼란서 완전히 벗어나 야구에만 집중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현재 LG는 12승 24패 1무로 5할 승률 ‘-12’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LG의 운명을 결정한 4월 8일부터 5월 15일까지 휴식기 없이 치러진 32경기(1경기 우천취소)서 10승 21패 1무, 최하위로 떨어졌다. 전임 감독의 자진사퇴로 팀 전체가 충격에 빠졌고, 후임 감독 선임이 늦어지며 추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후 첫 3연전에서 2승 1패로 선전했다. 맹타를 휘두르던 롯데를 맞아 올 시즌 첫 2연승에 성공하며 시즌 두 번째 위닝시리즈도 거뒀다. 3연전 세 번째 경기서 수비가 흔들리며 흐름을 잃었으나, 앞선 두 경기는 높은 집중력으로 올 시즌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뽐냈다. 일단 반등의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물론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양 감독 또한 취임 기자회견서 “길은 멀다. 수치상으로 쉽지 않다. 하나하나 계단 올라가는 기분으로 하겠다. 멀리 보면 너무 어렵고 힘들다. 선수단에도 하루하루 계단 하나씩 올라가자고 주문하겠다. 미리 높은 곳을 보지는 않겠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한 계단씩 올라가기 위해 ‘최소실점 야구’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최강 마운드를 부활시켜 승리공식을 마련하려고 한다. 양 감독이 LG 전력을 두고 “시즌 초반 3, 4위로 봤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한 이유 역시 마운드가 제대로 돌아가면, 팀이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라 생각한 데에 있다. 실제로 승리를 거둔 13일과 14일 경기서 LG는 18이닝 동안 1점만 내줬다. 14일 경기에선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조기 강판되는 최악에 상황을 이겨냈다.
처방 1순위는 포수진 향상이다. 양 감독은 “팀 평균자책점 부분은 포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투수만 잘못됐다고 판단하지는 않으려 한다”며 “윤요섭과 최경철이 아픈 것도 맞물려서 이렇게 된 것 같다. 김정민 코치를 올리면서 두 선수에 대한 단기간 발전, 보완을 노리겠다. 그러면 투수들도 안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말 그대로 양 감독은 취임 후 곧장 코칭스태프를 개편, 김정민 배터리 코치를 1군으로 승격시켰다. 김정민 코치는 최경철·윤요섭의 특별 훈련을 지도 중이다. 현재 최경철과 윤요섭은 다른 포지션 선수보다 2시간 먼저 나와 땀을 흘린다. 최경철은 최근 선발 출장한 2경기서 상대의 도루 3개를 잡아내며 활약했다. 윤요섭 또한 “2012년 김정민 코치님께서 나를 포수로 만들어주셨다. 2년 전을 돌아보며 제대로 해보겠다”고 부진탈출을 다짐했다.
불펜 운용에도 변화를 줬다. 양 감독은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주자가 없는 상황서 투수교체를 행하고 있다. 그리고 정찬헌과 윤지웅 두 젊은 투수들의 비중을 크게 가져갈 생각이다. 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정찬헌은 승리한 2경기서 마무리투수 봉중근 앞에서 셋업맨으로 출격, 홀드를 기록했다. 좌투수 윤지웅은 14일 경기 8회초 롯데 강타자 히메네스를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LG의 한 중고참 선수는 “지웅이의 볼이 굉장히 좋아졌다. 구속도 이전보다 훨씬 잘 나온다. 딸이 태어나서 그런지 밸런스가 제대로 잡혔더라”고 남은 시즌 윤지웅의 활약을 예상했다. LG는 올 시즌 7번의 연장승부로 불펜진 소모가 극에 달했다. 그만큼 양 감독은 두 영건을 내세워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
방점은 수비다. 투수와 포수가 상대 타자를 잘 공략해도 수비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없다. 양 감독 또한 수비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13일 경기 승리 후에도 양 감독은 “4회 수비가 컸다. 황재균의 도루 때 오지환의 백업플레이로 황재균에게 한 베이스를 더 주지 않았다. 그리고 문규현의 타구 때 정성훈의 호수비가 나왔다”며 호수비가 승리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LG는 2013시즌 야수진 실책 64개로 이 부문 최소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4개로 공동 4위에 자리 중이다. 실점 역시 지난해 510점(경기당 3.98점)으로 최소 리그 1위였는데 올해는 206점(경기당 5.57점)으로 5위다. 마운드가 안정되고 수비까지 지난해 모습을 되찾는다면, 양 감독의 반등 첫 걸음을 향한 구상도 완성될 것이다.
한편 양 감독은 2004시즌과 2005시즌 롯데를 맡아 현재 롯데의 중심을 잡고 있는 선수들을 키워낸 바 있다. 양 감독은 될 수 있는 한 꾸준히 2군 경기를 직접 살펴볼 계획이다. 앞으로 LG의 1군 엔트리 변화를 유심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선발진 순서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다. 오는 KIA와 원정 3연전은 에버렛 티포드-류제국-우규민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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