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우완 에이스가 사라졌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5.20 06: 24

[OSEN=선수민 인턴기자] 올 시즌 좌투수의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토종 우완 에이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투수들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상위권엔 토종 좌완 투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2.60의 기록으로 1위에 올라있는 양현종(KIA)을 비롯해서 유희관(두산), 유창식(한화), 장원준(롯데)이 10위 안에 올라있다. 그 외에 외국인 투수 5명(홀튼, 밴헤켄, 찰리, 에릭, 옥스프링)이 포함돼있고 토종 우완 투수는 이재학(NC) 한 명뿐이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자 인천 아시안 게임 감독은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이스전에 앞서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아시안 게임 후보에 들어갈 왼손 투수는 많은데 오른손 투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오른손 투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의 득세는 여전했지만, 토종 우완 투수들이 비교적 제 몫을 해줬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한 이재학 외에도 윤성환이 3.27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5위를 마크했고, 송승준(롯데), 노경은(두산), 윤희상(SK), 우규민이 4점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들을 제외하고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4점 이하를 기록한 선수들 중 좌완 투수는 유희관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롯데의 토종 에이스 임무를 맡았던 송승준은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1승6패 7.07의 평균자책점으로 거듭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토종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180⅓이닝) 노경은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6.70을 기록 중이고, SK 토종 에이스 윤희상은 1패 평균자책점 5.08로 동반 부진하고 있다. 윤희상은 계속된 부상으로 부진을 씻어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 게임 투수 구성에 관해서 “좌우 균형을 맞춰서 가야하지 않겠나”라는 뜻을 밝혔다. 좌완 투수들이 득세하고 있지만 성적대로 투수들을 기용한다면 좌완 일색의 투수진이 꾸려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기 운영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완 투수들이 분전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록만으로 투수를 판단할 수 없지만, 현재 상황에선 국가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를 쉽게 찾을 수 없다.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의 흥행에 있어서도 우완 에이스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과거에 팬들이 류현진-윤석민, 김광현-윤석민의 대결을 기다렸듯이 좌완 에이스들의 상대에 걸맞은 우완 에이스의 등장이 필요하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에 우완 투수들의 반등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토종 우완 에이스들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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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노경은-송승준-윤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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