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희준과 김옥빈이 ‘유나의 거리’에서 각각 소매치기와 순수한 청년백수 역을 맡아 살아 있는 생활연기를 선보였다. 우리네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 만큼 이희준과 김옥빈은 힘을 뺀 자연스러운 연기를 소화, 편안하고 친근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 연출 임태우) 1회분에서는 소매치기로 사는 유나(김옥빈 분)와 백수지만 순수한 청년 창만(이희준 분)의 첫 만남과 다세대 주택에서 사는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희준은 극 중 반면 성실, 근면, 정직 이 모든 단어를 빼면 시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밝고 건강한 청년 김창만 역을, 김옥빈은 한때는 전과 3범의 소매치기 조직원으로 소매치기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소매치기범이었지만, 출소 후 카페에서 일하고 지내는 강유나 역을 맡았다.

전작들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이희준과 김옥빈은 예상대로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을 이끌어 갔다.
여러 연극무대와 조연을 통해 내공을 쌓아오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인지도까지 얻은 이희준은 ‘직장의 신’, ‘전우치’ 등 전작들에서 선보였던 훈훈한 이미지에 착한 성격까지 더한 김창만으로 분해 디테일한 캐릭터 표현과 생활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폐업한 카페에서 부스스한 모습으로 등장해 쫓기고 있는 유나를 도와주고 유리조각이 박힌 유나의 발바닥을 정성스럽게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유나와의 재회에서 능청스럽게 농담하는 것까지 이희준 그 자체를 보는 듯 했다.
또한 앞서 영화 ‘박쥐’, ‘여배우들’, 드라마 ‘쩐의 전쟁’, ‘칼과 꽃’ 등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한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에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소매치기 역을 맡아 화려한 손놀림은 물론 거칠고 직선적인 유나 캐릭터를 구축했다.
첫 회에서 김옥빈의 등장은 강렬했다. 소매치기들이 훔친 지갑을 다시 소매치기해서 도망간 것. 다른 소매치기들은 조직적으로 행동하지만 유나는 혼자 능숙하게 해냈다. 지갑을 훔치고 도망가다 남수(강신효 분)가 다리를 붙잡자 가방으로 때려눕히는 모습에서는 김옥빈 특유의 털털하고 카리스마 있는 면모가 드러났다.
특히 김옥빈과 이희준은 허름한 카페에서 특별한 첫 만남을 시작으로 묘하게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녹아드는 연기를 선보여 앞으로 이들이이 보여줄 신선한 케미 또한 기대된다.
한편 ‘유나의 거리’는 직업, 성별, 나이,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사람들과 전직 소매치기범인 한 여자가 사는 다세대 주택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사나이가 들어온 후, 상처와 아픔을 치유 받고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희준, 김옥빈을 비롯해 이문식, 김희정, 정종준, 조희봉, 김희정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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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유나의 거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