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물량공세, 정찬헌·윤지웅에게 달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20 06: 25

LG 불펜진이 신구조화로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으려 한다. LG 양상문 감독은 19일 광주 원정길에 앞서 좌우 영건 윤지웅(26)·정찬헌(24)의 비중을 높일 뜻을 전했다. 지난해 리그 최소 평균자책점(3.40)과 최다 홀드(86개)를 기록한 불펜을 재현하기 위해 이들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 것이다.
사실 윤지웅과 정찬헌 모두 이전부터 이름을 알렸다. 특급 유망주로서 언젠가는 LG 마운드를 이끌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무엇보다 프로 입단과 동시에 1군 무대서 재능을 드러냈기 때문에 언제든 높이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두 선수는 군복무 중일 때도 LG 감독실 선수단 리스트 한 편에 ‘미래전력’으로 자리하곤 했다.
윤지웅은 2011시즌이 끝나고 넥센으로 이적한 FA 이택근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보상선수 지명 당시 경찰청 군입대를 결정했기 때문에 LG 데뷔전은 지난 4월 11일 잠실 NC전이 됐다. 경찰청 2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두루 소화하며 활약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페이스가 떨어졌고, 7경기 5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8.44로 부진하다.

정찬헌도 윤지웅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08년 입단 후 다사다난했던 3년을 보냈고 수술과 함께 공익근무요원으로 군입대했다. 2013년 2월 군복무를 마친 정찬헌은 지난해 재활에 집중했다. 2013시즌 중반 1군에 올라왔으나 스스로 2014시즌 풀타임 출장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여겼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서 팀 내 최고 구속을 찍으며 차세대 마무리투수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2경기 연속 결승타를 맞으면서 고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빈볼 사건까지 터졌다. 정찬헌에겐 잔혹한 4월이었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윤지웅과 정찬헌을 믿었다. 둘 다 기량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 충분히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양 감독은 LG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 13일 경기서 2점차로 앞서던 8회초 정찬헌을 등판시켰다. 다음날인 14일에도 1점 리드하던 8회초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비록 정찬헌은 안타를 맞았지만 이틀 연속 홀드를 기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윤지웅도 14일 경기 8회초 롯데 왼손 강타자 히메네스를 타깃으로 삼아 등판, 히메네스를 내야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LG 통산 첫 홀드를 달성했다.
이를 두고 양 감독은 “불펜 투수 중에 정찬헌이 가장 공이 좋다. 중요한 순간에 넣어서 어떻게 던지나 직접 확인해 봤다. 앞으로도 비중을 높여서 투입할 계획이다”고 정찬헌의 셋업맨 기용을 암시했다. 윤지웅에 대해선 “현재 불펜에 좌투수가 2명 있는데 신재웅은 길게, 윤지웅은 짧게 던지게 한다. 윤지웅은 지난 번 롯데전서 히메네스를 잡은 것처럼, 타자 한 두 명을 타깃으로 삼아 마운드에 올릴 것이다. 스프링캠프서 던지는 것을 직접 봤었는데 공이 좋았다”고 좌타자용 카드로 쓸 뜻을 밝혔다.
물론 기존 불펜 투수들의 선전도 동반되어야한다. 2013시즌 LG는 리그 최다인 경기당 4.52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투수 중 레다메스 리즈 외에 확실한 이닝이터가 없었던 만큼, 불펜 물량공세로 경기 중후반을 메웠다. 올 시즌에는 리즈가 이탈했기 때문에 물량공세가 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는 경기당 4.32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며 이 부문 3위에 있다. 하지만 정찬헌과 윤지웅이 양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켜준다면, 다시 한 번 불펜진 물량공세·필승공식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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