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체질인가 봐요".
한화 외야수 장운호(20)는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29경기에 나와 타율 2할4푼2리 24안타 10타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두 번이나 2군에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2년차 고졸 유망주로 '실전용'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8일 대전 SK전에서 시즌 첫 선발출장한 장운호는 자신이 왜 1군에 올라왔는지를 증명해 보였다. 1회 무사 1루 첫 타석부터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1타점 2루타 적시타로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3회에도 6구 승부를 벌이며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고, 7회에는 희생번트로 초구에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3타수 2안타 1타점 1희생타. 2번타자로서 100% 역할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상대가 김광현 선배님이라 잃을게 없었다. 못 쳐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했다"고 말했다.
장운호는 "2군에서 성적은 별로 안 좋았는데 1군 체질인가 보다"며 웃은 뒤 "1군에만 오면 경기장 분위기도 그렇고 2군보다 훨씬 재미있고 즐겁다. 나 스스로 업이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에도 2군 성적은 60경기 타율 2할1푼4리 10타점이었지만 1군 11경기에서는 2루타 3개 포함 20타수 6안타 타율 3할 4타점으로 활약했다.
배재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56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장운호는 투수 출신으로 입단 당시 내야수였다. 2군에서 이정훈 퓨처스 감독 권유로 외야수 전향한 그는 혹독한 훈련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마인드와 과감하고 야무진 스윙으로 김응룡 감독에게 "미래의 4번타자감"이라고 칭찬을 받았다.
장운호는 "2군에서 기록은 안 좋았지만 준비를 열심히 했던 게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 2군에 계신 이정훈 감독님과 코치분들이 '자신있게, 다부지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1군에서도 결과를 떠나 내 스윙을 하고 싶었다"며 "나는 4번타자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3~4번으로 중심타선에서 칠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응룡 감독은 장운호에 대해 "발도 빠르고 배팅도 잘한다. 가능성있는 선수"라며 흡족해 했다. 이정훈 퓨처스 감독도 "자질이 워낙 좋아 2~3년 후에는 팀의 주력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장운호 역시 "이제 2년차인데 기회를 잡겠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한화에 아주 좋은 유망주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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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