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트라이앵글’, 삼형제가 품은 3色 광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5.20 08: 49

이렇게 불행한 삼형제가 또 있을까 싶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삼형제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자라났다. 안타까운 것은 누구하나 행복한 사람이 없다는 것. 큰 형인 이범수는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며, 둘째인 김재중은 한 몫 잡겠다는 생각으로 도박에 집착한다. 셋째 임시완은 겉으로는 멀쩡한 재벌 2세지만, 속으로는 양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상처로 가득하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 최정규)에서는 청진건설 사장인 고복태(김병옥 분)에게 무릎을 꿇는 허영달(김재중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허영달은 도기찬이 죽은 후 빼돌렸던 50억을 끝내 고복태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러나 고복태는 돈을 빼돌리는 대범함을 보인 허영달을 "눈이 좋다"며 마음에 들어했고, 부하들을 시켜 그의 뒤를 봐주라 명령했다.

언제나 '한 탕'을 꿈꾸며 도박판을 전전하던 허영달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건달 고복태가 자신을 인정해주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꿈이 이뤄지는 거 봤어? 나 옛날 앵벌이 할 때부터 꿈은 숱하게 많이 꿔봤지. 그런데 한 번도 단 한 번도 꿈이 현실이 된 적이 없어. 나 같이 재수없는 놈한테 꿈은 그저 꿈이다"라며 50억을 잃고 힘들어 했던 그는 사북을 '접수'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 때 들려온 고복태의 '러브콜'은 마치 그에게 찾아온 인생 최대의 기회인 것처럼 느껴지는 듯, 허영달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는 고복태 앞에 달려가 무릎을 꿇으며 "형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겠다"고 맹세했다. 이에 고복태는 "내가 시키면 장동수 그놈한테 칼침을 놓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실 고복태는 장동수를 비롯한 삼형제의 아버지를 죽인 인물. 장동수는 그 사실을 알기에 고복태의 뒷조사를 하며 검거에 힘썼고, 고복태는 회유에도, 협박에도 넘어가지 않는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마침 찾아온 장동수와 고복태, 허영달은 삼자대면을 하며 비극이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앞서 장동수는 허영달이 자신의 동생인 줄 모르는 상황에서 그에게 고복태를 잡는 '빨대 노릇'을 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허영달이 원하는 것은 경찰의 '빨대 노릇'이 아닌 나름대로의 성공이다. 때문에 두 형제는 고복태를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두 형이 비극적인 만남을 가질 동안 막내 윤양하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호텔의 카지노 딜러로 들어가 오정희(백진희 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조각 같은 외모의 그는 '허당'에 솔직한 매력이 있는 오정희에게 장난인 듯 아닌듯 애매한 모습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오정희의 관심은 이미 허영달에게 많이 기운 상태.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일련의 사건들로 부딪히는 삼형제는 모두가 조금씩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광기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걸핏하면 물건을 부수고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장동수와 도박과 조직, 거금 등을 통해 성공하고픈 출세욕을 누르지 못하는 허영달,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관심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얼음왕자 윤양하는 평범함을 벗어나 있는 캐릭터들이다. 
이들의 이같은 성격은 무엇인가가 결핍된 각자의 성장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진짜 가족인 형제들을 만날 경우, 광기어린 삼형제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예상할 수 없다. 삼형제의 광기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사건들, 어쩌면 이것이 '트라이앵글'이 선보이는 최고의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다.
eujenej@osen.co.kr
'트라이앵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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