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SK), 민병헌(두산), 김문호(롯데) 등 2005년 청소년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올 시즌 프로야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한 이들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름 앞에 항상 '기대주'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류현진(LA), 김현수(두산), 강정호(넥센) 등 동기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던 이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어엿한 주축으로 성장했다. 더 이상 기대주도 조연도 아니다.
SK는 2006년 1차 지명 때 류현진 대신 이재원을 선택했다. 류현진이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동안 이재원은 만년 기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재원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 투구에 손목에 맞는 악재를 겪기도 했지만 올 시즌 고감도 타격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19일 현재 타율(.440), 출루율(.478), 장타율(.690) 등 3개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동안 좌완 투수에만 강했던 이재원은 우완, 좌완, 사이드암 등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타율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정도"라며 "자만하지 않고 현재의 자신감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병헌은 올 시즌 두산의 1번 중책을 맡으며 연일 맹타를 뽐내고 있다. 타율 3할8푼5리(148타수 57안타) 8홈런 38타점 35득점 4도루. 그는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 뿐만 아니라 해결사 노릇까지 하고 있다.
그는 호르헤 칸투와 홍성흔에 이어 팀내 최다 홈런 3위다. 4할7푼1리의 득점권 타율에서 알 수 있듯 찬스에서도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민병헌에 대해 "굉장하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엄지를 세웠다.
김문호 또한 롯데 외야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덕수고 시절 타격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문호는 올해 들어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19일까지 타율 2할7푼6리(105타수 29안타) 1홈런 22타점 19득점 3도루.
이재원과 민병헌 만큼은 아니지만 공포의 9번 타자로서 상대 투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번달 15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45타수 15안타) 1홈런 13타점 7득점 2도루로 김시진 감독에게서 무한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계를 호령했던 오승환(한신)과 윤석민(볼티모어)의 해외 무대 진출 속에 새 얼굴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이재원, 민병헌, 김문호 등 2005년 청소년 대표팀 출신 선수들의 약진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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