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고질적 병폐인 폭언과 체벌 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 강연시리즈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가 20일 오후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강연회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MBC 중계방송을 맡은 김성주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기성용의 부친’인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이 강사로 나섰다. 일선 축구선수, 선수 부모 및 지도자 등 약 500명의 많은 청중들이 함께 했다.
자신을 ‘축구선수 학부모 모임 카페 운영자’라고 소개한 한 학부모는 학원축구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아직도 일선에서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획일적인 축구를 강제로 지시하는 지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축구를 즐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유망주들이 많다.

사연을 들은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은 “나도 20년 동안 고등학교 감독을 했다. 그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학부모들과 제자들에게 미안하다. 협회행정을 맡고 보니 나도 그런 것을 많이 느낀다. 아직도 현장에 그런 지도자들이 분명히 있다. 이런 걸 해소해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획일적인 지도방식은 한국축구가 ‘창의성’을 잃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 회장은 “한국축구가 18세까지 잘하다 성인이 되면 해외선수들과 기량차가 많이 난다. 창의력이 떨어진다. 생각하는 축구를 못한다. 짜진 틀에서만 한다. 학원축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협회차원에서 개선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최순호 부회장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최 부회장은 “지도자와 선수가 축구를 즐기질 못한다. 그래서 축구협회가 ‘존중(Respect)캠페인’을 하는 것이다. 선수와 지도자 부모가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 해결법에 대해 최 부회장은 “1999년부터 지도자 라이센스 제도가 도입되면서 (그런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나도 선수시절 매를 맞아 엉덩이가 터져서 누워서 자지 못한 경험이 있다. 지도자 강습을 통해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숨기지 말고 꺼내놔야 한다. 학부모들께서 시도협회와 연맹에 자꾸 문제를 내놔야 한다. 또 감독을 두려워하지 말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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